마음가짐
작성자 관리자

마음가짐


가정이라는 것은 무엇입니까?

 
가족이 한데 모여서 
오순도순 살아가는 곳입니다.

 
밖에 나가서 지치면
돌아가 편히 쉴 수 있는 곳입니다.

 
어느 때든지
우리를 반가이 맞아주고 받아들이는 곳입니다.

 
전통적인 가정에서는
가장이 있고  주부가 있고

부모님이 계시고  자식들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 집안을 지키고 보살피는 수호신이 있습니다. 

 
훈김이 돌지 않는 가정은 
온전한 가정이 아닙니다.

 
그것은 마치 혼이 빠져나간
몸뚱이나 다름없습니다.

 
가족끼리 대화가 단절되고 있습니다.

 
한데 모여 식사를 하고
같이 어울려야 되는데 각각 다릅니다.

 
일하는 시간도 다르고
하는 일들도 다르기 때문에

가족끼리 거의 대화가 단절되고 있습니다.

 

대화가 단절된다는 것은 비극의 싹입니다.

 
한집안 식구들끼리 살면서
대화가 끊어지고 있어요.

 
묻고 답하는 게 대화가 아닙니다.

 
어떤 공통적인 지적 관심사가 있어야

그걸 주제로 해서 속의 말을 털어 놓지 않습니까. 

 
대화가 끊어지게 되면 가정이 삭막해져요.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날까요?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죠. 

 
한 마디로 해서

제 자신부터 너무나 임기응변적이고  자기본위로 살아가기 때문에

가족과 이웃간의 단절현상이 오는 것입니다. 

 
행복한 가정은 가족끼리 서로 닮아가요.

 
그러나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 따로 놉니다.

 
이걸 일러 콩가루 집안이라 하잖아요.

 
자기 가정에 들어와서 평온한 분위기를

누릴 수 있는 게 가장 행복한 사람이에요.

 
건전한 사회는 말할 것도 없이
건전한 가정을 기반으로 이루어집니다.

 
사회의 구성요소 중의 하나인 
가정이 해체되어가고 있다는 것은

사회가 뭔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겁니다.

 
붕괴되고 있다는 겁니다.

 
그릇가게 하는 사람 이야기를 들으니까,

요 근래 그릇이 잘 팔리지 않는데요.

 
음식 담아먹는 그릇이 왜 안 팔릴까요?

 
물론 외식문화의 영향일 꺼에요.

 
밖에 나가 먹길 좋아하니까요.

 
또 집안에 거의 손님을 초대하지 않는것도 있지요.

 
옛날과 달리 집안에 손님을 거의 초대하지 않습니다.

  
가까운 친구끼리도 밖에서 만나지

집안으로 불러들이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러니 친구네가
어떻게 하고 사는지 전혀 알 수가 없어요.

 
연속극의 아무개 집 처신은
잘 알면서도

 

막상 가까이 지내는 그 친구의 집안 사정은 전혀 알지 못한다니까요.

 
이렇게 살면 사생활이 보호받을지는 모르지만

인간의 영역은 점점 왜소해집니다. 

 
인간의 설 자리가 점점 비좁아져요.

 
가까운 이웃이 찾지 않는 집 ,

친구들이 찾아갈수 없는 집은

진정한 집이 아니에요. 

 
옛날하고 달라서 요즘 사람들은

태어날 때부터 자기 집에서 태어나지 않습니다. 

 
집밖의 병원에 가서 태어나요. 

 
돌잔치, 생일찬치, 환갑잔치, 칠순, 팔순, 구
순잔치 모두 밖에서 하잖아요.

 
죽음까지도 자기 집에서 맞이할 수가 없습니다.

 
그럼 집은 무엇 때문에 있습니까 ?

 
집은 뭐하는 곳입니까?

 
내 집 마련을 위해서 
몇 십년 동안 애를 쓰다가 집이 생기면 좋아합니다.

 
하지만 결국 그렇게 따뜻한 가정을 놓고

차디찬 가옥만 남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우리들이 하루 하루 살아가는 순간들은
어떻게 보면 지극히 평범합니다.

 
맨날 그날 그 날이 아닙니까?

 
그러나 사실은 그 순간들이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어요.

 
그 순간이 없다면 삶이 지속될 수 없습니다.

 
한 개인의 삶이 그 순간순간에 이뤄지고 있는 겁니다.

 
또한 그순간들이 쌓여서 한 생애를 이룹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순간을 헛되이 보내면 삶이 소홀해져요.

 
인간의 삶을 지탱해주는 받침대는
자신의 의무를 수행하는 일입니다.

 
사람 된 도리를 하는 일이지요.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자신의 의무를 지고 나옵니다.

 
이때 그러한 일을 하는 것은 곧 사람입니다.

 
그가 하는 일을 통해서 또한 
그 사람이 거듭 거듭 형성되어 갑니다.

 
따라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가느냐가 중요합니다.

 
친구를 만날 때나
직장에서 일할 때나

어떤 마음가짐으로 대하는 가가 대단히 중요합니다.

그것을 불교적 용어로 용심이라고 합니다.

 
마음을 활용하는 거지요.

 
현대인들은
속도와 돈에 정신이 팔려서 성실성을 잃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든 쉽게 대충대충 넘기려고 하지

그일에 온 정성을 기울이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과 사람이 하나가 되지 못합니다.

  
일과 사람이 하나가 될 때에는

그 일을 통해서 그 인간이 성숙해질 수 있습니다.

 
어떤 직장에서 무슨 일을 하던 간에

그 일을 통해서 기능으로 숙달이 되어야겠지만

인간적으로도 성숙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그 사람은 좋은 일터에서 좋은 일을 하고 있는 겁니다.

 
그 다음에 봉급이 많고 
또 남이 부러워하는 기능을 지녔다 하더라도

인간적으로 성숙해질 수 없다면 썩 바람직한 일은 아닙니다.

 
요 며칠 전, 누가 불쑥 저한테 묻더군요.

  
'스님 중 노릇하는데 
가장 어려운 일은 뭡니까?' 라구요.

 
인간관계입니다.

 
세상살이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풍진 세상을 살아가는데 
제일 힘든 일이 있다면

그것은 복잡 미묘한 인간관계입니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가 가장 어렵습니다.

 
관계가 원만하면 우리 마음이 편하고 느긋해집니다.

 
그러나 관계가 원만하지 못하면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그럼 원만한 관계를 이루려면 어떻게 해야 될 것인가.

 
만나는 사람마다 가족이 됐건
직장동료가 됐건 혹은 친구가 됐건

만나는 사람을  어떤 마음가짐으로 대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사실 우리들의 삶은 개인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어둡고 추하고 모자라고 온갖 고통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굳이 신문 방송을 듣지 않더라도 우리가 살고 있는 일상을 보면

늘 사건사고가 끊일 날이 없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어떤 마음을 가지고 살아야 될 것인가.

 
마음 먹기에 따라서 사물이 달라집니다.

그래서 마음가짐이 바로

사물의 본질이 되어야 합니다.



-법정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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