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장경(1)
작성자 관리자
제 1품 도리천궁에서 신통을 나투다.



이와같이 내가 들었다.

한때 부처님께서 도리천에 계시면서 어머님을 위하여 법을 설하시었다. 그때 시방의 한량없는 세계에서 오신 말로 할래야 할수도 없는 그 모든 부처님과 큰 보살 마하살이 모두 다 법회에 모여 오셔서 찬탄하셨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능히 오탁악세에서 불가사의한 큰 지혜와 신통력을 나투사 억세고 거치른 중생들을 조복시켜서 고락의 법을 알게 하신다. "

하시고 각기 시자를 보내시어 부처님께 문안을 올렸다.

이때 부처님이 웃음을 머금으시고 백천만억의 큰 광명의 구름을 놓으시니 이른바, 대원만광명운이며 대자비광명운이며 대지혜광명운이며 대반야광명운이며 대삼매광명운이며 대길상광명운이며 대복덕광명운이며 대공덕광명운이며 대귀의광명운이며 대찬탄광명운이었다. 이러한 말할 수도 없는 광명의 구름을 놓으시고는 또 여러가지의 미묘한 음성을 내시니 이른바 , 보시바라밀음이며 지계바라밀음이며 인욕바라밀음이며 정진바라밀음이며 선정바라밀음이며 지혜바라밀음이며 자비음, 회사음, 혜탈음, 무루음, 지혜음, 대지혜음, 사자후음, 대사자후음, 운뢰음, 대운뢰음이었다. 이러한 말할 수도 없는 음성을 내시니 사바세계와 타방국토에 있는 무량억수의 천룡귀신들도 도리천궁으로 모여들었다.

이를테면 , 사천왕천 , 도리천 , 수염마천 , 도솔타천 , 화락천, 타화자재천 , 범중천 , 범보천 , 대범천 , 소광천 , 무량광천 , 광음천 , 소정천 , 무량전천 , 변정천 , 복생천 , 복애천 , 광과천 , 엄식천 , 무량엄식천 , 엄식과실천 , 무상천 , 무변천, 무열천 , 신견천 , 선현천 ,색구경천 , 마혜수라천과 내지 비상비비상처천의 온갖 하늘 무리며 용의 무리며 귀신 무리등이 모두 법회에 모여 들었다.

그뿐만 아니라 또 타방국토와 사바세계에 있는 해신 , 강신 , 하신 , 수신 , 산신 , 지신 , 천택신, 묘가신 , 주신 , 야신 , 공신 , 천신 , 음식신 , 초목신 따위의 신들도 모두 법회에 모여 들었고 또한 타방국토와 사바세계의 모든 큰 귀왕들이 이른바 눈이 사나운 귀왕이며 , 피를 먹는 귀왕 , 정기를 먹는 귀왕 , 태와 알을 먹는 귀왕 , 전염병의 귀왕 , 독기를 가진 귀왕 , 자비심을 지닌 귀왕과 복과 이익을 주는 귀왕 , 크게 사랑하고 공경하는 귀왕등 이러한 귀왕들이 모두 모여들었다. 그때 서가모니 부처님께서 문수사리 법왕자 보살마하살에게 말씀 하시길 "네가 여기에 모인 모든 부처님과 보살들과 하늘 용 귀신들을 보느냐 ? 지금 이 세계와 타방세계및 이국토와 타방국토에서 지금 도리천에 모여들어 이 법회에 참석한자의 수효를 그대는 알겠는가?

문수사리 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 신력으로는 설사 천겁동안을 헤아린다하여도 능히 그 수효를 알지 못하겠나이다."

부처님께서 문수사리 보살에게 이르시길 "내가 부처의 눈으로 볼지라도 오히려 그 수효를 알지 못하겠나니 이들은 모두 다 지장보살이 오랜겁을 지내오면서 이미 제도하였거나 지금 제도하거나 미래에 제도할것이며 이미 성취시켰거나 지금 성취 시키거나 미래에 성취시킬자들 이니라.

문수사리 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과거 오랫동안 선근을 닦아 무애지를 얻었사오매 저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마땅히 믿고 받아지닐수 있아오나 작은과를 얻은 성문이나 하늘 용 등 팔부신중과 미래세의 모든 중생들은 비록 부처님의 성실한 말씀을 듣을지라도 반드시 의혹을 품을것이오며 설사 받아들었다. 가도 다시 비방하게됨을 면하지 못할 것이옵니다.
세존이시여 지장보살마하살의 일을 좀더 자세히 말씀하여 주시옵소서 지장보살은 과거에 어떠한 행을 행하였고 어떠한 원을 세웠기에 능히 이런 부사의한일을 성취하였사온지 널리 말씀하여 주시옵소서."

부처님께서 문수사리 보살에게 이르시길 비유하건대 저 삼천대천 세계에 가득한 초목,총림과 벼,삼,갈대와 산의 돌과 티끌의 낱낱을 세어서 그 수만큼의 그 수만큼의 항하가 있다고 하고, 이 항하의 모든 모래 수 만큼의 세계가 있으며 그 숱한 세계안의 한 먼지를 한겁으로 치고 그 모든 겁동안에 쌓인 먼지수를 다시 겁으로 치더라도 지장보살이 십지의 과위를 증득하여 지나 온 것은 위에 든 비유보다도 천배나 더 많나니라. 그러니 하물며 성문이나 벽지불의 지위에 있었던 동안이랴.
문수사리여 이 보살의 위신력과 서원은 가히 생각할수도 없느니라 만약 미래세의 선남자 선여인이 보살의 명호를 듣고 찬탄하거나 우러러 보고 예배하거나 혹은 명호를 부르거나 공양을 올리거나 내지 형상을 그림으로 그리거나 조각하여 만들거나 형상에 칠을 올리거나 하면 이 사람은 마땅히 백번을 삼십삼천에 태어나 영영 악도에 떨어지지않게 되느니라. 문수사리여 이 지장보살 마하살은 저 머나먼 과거의 말할수도 없는 겁전에 큰 장자의 아들이었느니라.

그때 세상에 부처님이 계셔서 호를 사자분신구족만행여래라 하셨으니 그때 장자의 아들은 부처님의 상호가 천복으로 장엄하심을 뵈옵고 부처님께 아뢰기를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어떠한 수행과 서원을 세워야 이러한 상호를 얻으셨나이까 ? "

이에 사자분신구족만행여래께서 장자의 아들에게 이르시길, "이 몸을 얻고자 하거든 마땅히 오랫동안 온갖 고통받는 중생들을 제도해서 해탈시켜야 한다" 고 하셨느니라.

문수사리여! 그때 장자의 아들이 큰 서원을 세우기를 "제가 미래세가 다하도록 헤아릴수없는 겁동안 이 죄고를 받는 육도 중생을 위하여 널리 방편을 베풀어서 모두 해탈시킨 연후에야 제 자신이 비로소 불도를 이루리라." 라고 하였느니라.
그로부터 지금까지 백천만억 나유타의 이루말할 수도 없는겁을 아직도 보살로 있느니라. 또 과거 불가사의 아승지겁전에 그때 세상에 부처님이 계셔서 호를 각화정자재왕여래라 하셨으니 그 부처님의 수명은 사백천만억 아승지겁이셨느니라. 그 부처님의 상법동안에 한 바라문의 딸이 있었으니 그는 숙세에서 깊고도 두터운 복을 심어 여러사람들로부터 흠모와 존경을 받았으며 가거나 있거나 앉거나 눕거나 간에 모든 하늘이 그를 옹호하였느니라.

그러나 그의 어머니는 삿된것을 믿고 항상 삼보를 업수이 여겼으므로 그 딸은 여러가지 방편을 베풀어서 그의 어머니에게 권유하여 바른 생각을 내게 하였건만 어머니는 온전한 믿음을 갖지못한 채 목숨을 마치고 혼신은 무간지옥에 떨어졌느니라. 그때 바라문의 딸은 어머니가 세상에 살아계실때 인과를 믿지 않았음을 알기 때문에 당연히 그업을 따라서 악도에 떨어졌을것을 알고 집을 팔아서 널리 좋은 향과 꽃등 그밖에 모든 공양을 올릴 물건을 구하여 가지고 그전 부처님의 탑과 절에 크게 공양을 올렸느니라.

그때 바라문의 딸은 각화정자재왕 여래의 형상이 한 절안에 모셔져 그 그림의 위용이 장엄하고 두루 원만구족함을 보고 그때 바라문의 딸은 더욱 우러러 예배 공경하는 마음을 내어 혼자 생각하기를 "부처님의 명호는 대각이시라 온갖 지혜를 갖추셨으니 만약 이 세상에 계실때라면 나의 어머님이 돌아가신뒤 부처님께 와서 물었다면 반드시 나의 어머니 가신곳을 알았을것이 아닙니까?" 하고 울면서 오랫동안 부처님을 우러러 보고 기도하였더니 그때에 홀연히 공중에서 말소리가 들려오되 "우는자여 성녀야 너무 슬퍼하지 말라 내이제 네 어머니의 간곳을 알려주리라." 이에 바라문의 딸이 합장하고 공중을 향하여 사뢰었다.

"이 어떠한 싱그러우신 덕이시옵기에 저의 근심을 너그러이 풀어주시옵니까? 제가 어머니를 잊은 이래로 밤낮으로 생각하고 생각하였으나 저의 어머니가 가신곳을 물을곳이 없었나이다." 그때에 공중에서 다시 소리가 나서 바라문의 딸에게 이르기를 "나는 네가 정성을 다하여 절을 하는 과거의 각화정자재왕여래이니라. 네가 어머니를 생각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보통의 중생들보다 배나 더하기 때문에 와서 일러주노라."

이 소리를 듣고 바라문의 딸은 감격하여 몸부림쳐서 팔다리가 성한데없이 다쳐서 쓰러지자 좌우에서 부축하여 돌보아 한참만에 정신을 차리고 다시 공중을 향하여 여쭈어 말하되 "부처님이시여 바라옵건대 인자하신 마음으로 불쌍히 여기시여 저의 어머니가 태어난곳을 속히 일러주시옵소서. 저는 이제 몸과 마음 가눌길이 없어서 곧 죽을것만 같나이다."

그때 각화정자재왕여래께서 성녀에게 이르시길 "네가 공양올리기를 마치거든 곧 바로 집으로 돌아가서 단정히 앉은후 나의 명호를 생각하여라, 그리하면 곧 네 어머니의 태어난곳을 알게되리라." 이에 바라문의 딸은 곧 부처님께 예배드리고 집으로 돌아와서 어머니에 대한 생각으로 단정히 앉아서 각화정자재왕여래를 생각하였다.

그대로 하루낮과 하루밤이 지나자 홀연히 자기 자신이 한 바닷가에 와있음을 알았는대 그 물은 펄펄 끓어오르며 여러

사나운 짐승들이 많고 모두가 몸이 쇠로 되었으며 바다위를 동서로 날아서 이리저리 날아다니는것 이었으며 그 속에 남자 여자 할것없이 수없는 사람들이 바다속에 빠졌다 솟아났다 하며 버둥대는데 저 사나운 짐승들이 다투어 잡아서 뜯어먹는 것이었다. 또 보니 야차들이 있는대 그 형상은 가지가지여서 혹은 손이 여럿이고 눈이 여럿이고 다리도 머리도 여럿이며 어금니가 입밖으로 튀어나와 날카로운 칼로된갈고리 같은것들이 모든 죄인들을 몰아다가 사나운 짐승들 가까이로 몰아주며 또 스스로 때리고 움켜잡아 다리와 머리를 한데로 서로얽어 묶어놓은 형상이 천만가지인지라 차마 오랫동안 볼수가 없었다.

그때 바라문의 딸은 염불하는 힘으로 자연히 두려움없이 있었느니라. 거기에 한 귀왕이 있었는대 이름이 무독으로 머리를 조아리고 성녀를 경건이 맞이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장하십니다 보살은 어떠한 인연으로 이곳에 오셨읍니까?"

바라문의 딸이 귀왕에게 묻기를 "이곳은 어떤곳입니까?"

무독이 대답하되 "이곳은 대철위산 서쪽에 있는 첫째겁의 바다입니다."

"내가 들으니 철위산안에는 지옥이 있다는대 그것이 사실입니까?"

무독이 대답하되 "참으로 지옥이 있나이다."

성녀가 묻되 "나는 어떻게 하면 그곳에 이를수가 있읍니까?"

무독이 대답하되 "그곳은 부처님의 위신력이 아니면 바로 업력에 의한 겁니다. 이 두가지가 아니면 도저히 여기에 올 수 없습니다."

성녀가 또 묻되 "이 물은 어떤 연유로 저렇게 끓어오르며 저 많고 많은 사람들은 어떠한 죄인이며 저 많은 사나운 짐승들은 어떻게 된 것입니까?"

무독이 대답하되 "이곳은 염부제에서 악한짓을 한 중생이 49일을 지나도록 그를 위하여 복을 지어 고난에서 건져주는일이 없거나 살아있을때도 착한 인연을 지은바가 없으면 부득이 본업의 지은대로 지옥에 떨어지게 되어 그때에 자연히 이 바다를 먼저 건너게 되는대 이 바다 동쪽으로 십만유순을 지나 또 한바다가 있는대 거기의 고통은 여기의 배가 되고 그 바다 동쪽에 또 한 바다가 있는대 거기의 고통은 다시 거기의 배가 되나이다. 이들은 삼업으로 지은바 스스로 받은바이니 다 업의 바다라 하며 그곳이 바로 여기입니다."

성녀가 또 무독귀왕에게 묻되 "지옥이 어디에 있읍니까?”

무독이 대답하되 "그 세 바다속이 대지옥이며 그 지옥의 수가 백천이로되 각각 차별이 있으나 큰것이 열여덟이고 다음것이 오백이 있으며 또 그 다음 것이 천백이 있는바 그 지독한 고초는 이루 한량이 없읍니다."

성녀가 무독귀왕에게 또 묻되 "나의 어머니는 돌아가신지가 얼마되지 않으니 혼신이 어느곳에 가 있는지 알수없나이까?"

귀왕이 묻되 "보살의 어머니는 생전에 어떤일을 하셨나이까?"

성녀가 대답하되 "나의 어머니는 소견이 삿되어서 삼보를 비방하여 헐뜯었고 설혹 잠깐 믿다가도 이내 돌이켜 공경하지 않았는데 돌아가신지가 얼마 안되니 다시 태어난곳을 알수가 있겠나이까?"

무독이 묻되 "보살의 어머니는 성씨가 무엇이나이까?"

성녀가 대답하되 "나의 부모님은 모두 바라문의 족속으로 아버님의 이름은 시라선견이요 어머님의 이름은 열제리입니다."

무독이 합장하여 머리를 조아리며 보살에게 말하되 "원컨대 성녀께서는 집으로 돌아가시어 너무 슬퍼하거나 근심하지 마옵소서 죄인이었던 열제리는 천상에 태어난지 삼일이 되었읍니다. 효순한 자식이 있어 어머님을 위하여 공양을 베풀고 복을 닦아 각화정자재왕여래의 탑사에 보시를 한 연고로 보살의 어머님만 지옥에서 벗어난것이 아니라 이날 이 무간지옥에 있던 죄인은 모두가 천상에 태어나 낙을 누리게 되었읍니다." 하고 귀왕이 말을 마치고 합장하고 물러갔느니라.

바라문의 딸은 꿈결같이 집으로 돌아와 이 일을 깨닫고는 곧 각화정자재왕여래의 탑과 존상앞에서 큰 서원을 세우기를 "바라옵건대 저는 미래겁이 다하도록 죄고가 있는 중생을 마땅히 널리 방편을 베풀어서 해탈시키겠나이다."

부처님께서 문수사리 보살에게 이르시길 "그때의 귀왕인 무독은 지금의 재수 보살이고 그때의 바라문의 딸은 바로 지장보살이니라 하셨다.


제2품 분신들이 모이다. 


그때 백천만억의 생각할 수도 없고, 의논할 수 없으며, 헤아릴 수 없고 말로 할 수도 없는 그 무량무수한 세계의 모든 지어가에 있던 지장보살의 분신들이 모두 다 도리천궁에 모여들어 있었다.

또 각각 그 방면에서 해탈을 얻고 업도에서 나온 자가 천만억 수로 있었는데, 이들이 부처님의 신력을 입어 다 같이 향과 꽃을 가지고 와서 부처님께 공양을 올렸다.

저 함께 온 무리들은 모두가 지장보살의 교화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영원히 물러서지 않게 된 자들이었다.

이 모든 무리들은 멀고먼 겁으로부터 오면서 생사의 물결에 빠져 육도에 떠돌면서 고통을 받아 잠깐도 쉴 틈이 없었다가, 지장보살의 광대한 자비와 깊은 서원력으로 각기 도과를 증득하고 도리천에 이르렀으니, 마음이 기뻐 뛸듯하여 부처님을 우러르며 잠시도 한 눈을 팔지 않았다.

그때 세존께서 금빛 팔을 펴시어 백천만억의 생각할 수 없고 의논할 수 없고 헤아릴 수 없고 말할 수도 없는 무량무수한 세계의 모든 화신지장보살의 이마를 어루만지시면서 말씀하셨다.

내가 오탁악세에서 저런 억세고 거치른 중생들을 교화하여 그 마음을 조복시켜 삿된 것을 버리고 바른 데로 돌아오게 하였건만 열에 하나 둘은 아직도 악습에 빠져 있느니라.

나도 역시 천백억의 분신으로 널리 방편을 베푸노니 혹 근기가 날카로운 자는 법을 들으면 곧 믿어서 지니며, 혹 좋은 과보를 지닌 자는 부지런히 권하면 성취하고, 혹 둔하고 어두운 자는 오래 교화하여야 겨우 귀의하고, 혹 업이 무거운 자는 우러러 공경치 않느니라.

이런 중생무리들을 각각 차별하여 분신이 제도하는데, 혹은 남자몸을 나타내고, 혹은 여자몸을 나타내고, 혹은 하늘사람이나 용의 몸을 나타내고, 혹은 귀신의 몸을 나타내고, 혹은 산.숲.내.강.못.샘.우물을 나타내어 사람을 이롭게 하면서 모두 다 제도하여 해탈케 하고, 혹은 제석천왕의 몸으로, 혹은 범왕의 몸으로, 혹은 전륜왕의 몸으로, 혹은 거사의 몸으로, 혹은 국왕의 몸으로, 혹은 재상의 몸으로, 혹은 관속의 몸으로, 혹은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의 몸으로 내지 성문.아라한.벽지불.보살 등의 몸으로 나타내어 교화하고 제도하노니, 단지 부처의 몸으로만 그 몸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니라.

내가 여러 겁을 두고 부지런히 애써서 저런 교화하기 어려운 억세고 거치른 죄고중생들을 제도하였으나, 거기에 아직도 조복되지 못한 자가 있어서 업보를 따라 만약 악도에 떨어져 큰 고통을 받게 된 것을 보거든, 그대는 마땅히 내가 이 도리천궁에서 은근히 부촉하던 것을 생각하고, 사바세계에 미륵불이 출세하여 오실때까지 중생들을 다 해탈케 하여 영원히 모든 괴로움을 여의케하고 부처님의 수기를 받도록 하라.

이때 여러 세계에서 온 모든 분신 지장보살이 다시 한 몸으로 되어 애절하게 눈물을 흘리며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가 멀고먼 겁으로 오면서 부처님의 인도 하심을 입어 불가사의한 신력을 얻고 크나큰 지혜를 갖추게 되었나이다. 제가 저의 분신으로 하여금 백천만억 항사 세계에 두루하여, 한 세계마다 백천만억 분신을 화현하고, 그 한 몸마다 또 백천만억 사람을 제도하여 삼보께 귀의토록 하며, 영원히 나고 죽는 것을 여의고 열반락에 이르도록 하오리다.

다만 불법 중에서 착한 일을 하되, 한터럭.한물방울.한모래.한 티끌만큼이 나 혹은 털끝만치라도 한다면, 제가 점차로 제도하여 해탈시켜 큰 이익을 얻게 하오리다.

세존이여! 바라오니, 후세의 악업중생으로는 염려하지 마옵소서. 이렇게 세 번이나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이때 부처님께서 지장보살을 찬탄하셨다.

장하고 장하도다.내가 그대를 기쁘게 하리라. 그대는 아득한 겁으로 오면서 세운 큰 서원을 능히 성취하여 장차 널리 중생들을 제도한 후에 곧 보리를 이루리라.



제3품 중생의 업연을 살피다.



그때, 부처님의 어머니 마야부인이 공경스리 합장하고 지장보살에게 물었다. 성자여! 염부제 중생이 업을 짖는 차별과 받게 되는 응보는 어떠하옵니까?

지장보살이 대답하였다. 천만세계, 모든 국토에는 혹 지옥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며, 혹 여인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며, 혹 불법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며, 성문이나 벽지불도 역시 그러하옵니다. 지옥의 죄보도 똑같은 것만이 아닙니다.

마야부인이 거듭 보살께 물었다. 그러면 염부제에서 죄보로 나쁜 곳에 떨어져 과보 받는 것을 듣고저 하옵니다.

성모여! 잘 들으소서. 제가 대강 말씀하오리다.

성자여! 어서 말씀하소서.

이때 지장보살이 성모에게 말하였다. 남염부제의 죄보를 말씀하면 이러하옵니다. 만약 어떤 중생이 부모에게 불효하고 혹 살해까지 하였다면 마땅히 무간지옥에 떨어져 천만억 겁으로 벗어날 기약이 없습니다. 만약 어떤 중생이 부처님 뭄에 피를 내고, 삼보를 비방하고, 경전을 존중치 않으면 역시 마땅히 무간지옥에 떨어져 천만억 겁으로 벗어날 기약이 없습니다. 만약 어떤 중생이 절 재산에 손해를 주거나, 비구.비구니를 더럽히거나 혹은 절안에서 방자하게 음욕을 행하거나 죽이고 해친다면, 이런 무리들도 마땅히 무간지옥에 떨어져 천만억 겁으로 벗어날 기약이 없습니다.

만약 어떤 중생이 마음은 사문이 아니면서 거짓으로 사문이 되어, 절 재산을 함부로 쓰고, 신도를 속이며, 계율을 어겨 갖가지 나쁜 짓을 하면, 이같은 무리들도 마땅히 무간지옥에 떨어져 천만억 겁으로 벗어날 기약이 없습니다. 성모여! 만약 어떤 중생이라도 이같은 죄를 지으면 마땅히 오무간 지옥에 잠깐만이라도 고통이 멈춰주기를 원해도 이룰 수가 없습니다.

마야부인이 거듭 물었다. 어떤 것을 무간지옥이라고 하옵니까?

성모여! 모든 지옥이 대철위산 속에 있는데, 그 중에 큰 지옥은 열여덟 곳이나 됩니다. 그다음 것이 오백인데 이름이 각각 다르고, 또 그 다음 것이 천백이나 되는데 역시 이름이 각각 다릅니다. 무간지옥이라는데는 그 옥성 둘레가 팔만여리가 되며, 그 성은 순전히 쇠로 되었고, 높이는 만리인데 성위에는 불더미가 조금도 빈틈없이 이글거리며, 그 성중에는 또 여러 지옥이 서로 이어졌는데 그 이름도 각기 다릅니다. 여기에 유독히 한 지옥이 있어서 이름을 무간이라고 하는데, 이 옥의 둘레는 만팔천리요, 담장 높이는 천리이며 아랫불은 위로 치솟고 뱀과 개가 불을 토하면서 담장 위를 동서로 마구 달립니다. 옥중에는 넓이가 만리에 가득한 평상이 있는데, 한 사람이 죄를 받아도 그 몸이 평상위에 가득차게 누워 있는 있는 것을 스스로 보게 되고, 천만 사람이 죄를 받아도 역시 각자의 몸이 평상위에 가득참을 보게 되는데, 뭇 죄업으로써 이같은 보를 받게 되는 겁니다. 또, 모든 죄인이 온갖 고초를 골고루 다 받는데, 천백 야차와 악귀들이 어금니는 칼날 같고, 눈은 번개빛 같으며, 손은 또 구리쇠 손톱으로되어, 죄인의 창자를 끄집어 내어서 토막토막 자릅니다. 또 어떤 야차는 큰 쇠창을 가지고 죄인의 몸을 찌르는데, 혹은 입과 코를 찌르며, 혹은 배나 등을 찔러 공중으로 던졌다가 도로 받아서 평상위에 놓기도 합니다. 또 쇠로 된 뱀이 있어서 죄인의 목을 감아 조이고, 또 온몸 마디마디에 긴 못을 내려박기도 하며, 또 혀를 빼어 보습으로 갈때 죄인이 끌게 하고 구리쇳물을 입에 붓기도 하고, 뜨거운 철사로 몸을 감아서 만 번 죽였다 만 번 살렸다 하나니, 업으로 받는 것이 이와 같아서 억 겁을 지내도 벗어날 기약이 없습니다. 그러다가 이세계가 무너질 때는 딴 세계로 옮겨 가서 나고, 그 세계가 또 무너지며 다른세계로 옮겨가고, 또 옮겨가고 하다가, 이 세계가 또 이루어지면 다시 돌아옵니다. 무간지옥의 죄보가 이러하옵니다. 또한 다섯 가지업감이 있으므로 무간이라고 합니다.

다섯가지라 함은, 첫째는 밤낮으로 죄를 받아 겁이 거듭하도록 끊어질 때가 없으므로 무간이라고 하는 것이며, 둘째는 한사람이라도 가득차고 많은 사람이라도 역시 가득 차므로 무간이라고 하는 것이며, 세재는 죄받는 기구에 쇠몽둥이.매.뱀.이리.개.맷돌.톱.도끼.끓는 가마.쇠그믈.쇠사슬.쇠나귀.쇠말 따위가 있으며, 생가죽으로 목을 조르고, 뜨거운 쇳물을 몸에 부으며, 주리면 철환을 삼키고, 목마르면 뜨거운 쇳물을 마시면서 해를 넘기고 겁을 보내어 그 수가 한량없는 겁에 이르러도 고초가 잇달아 끊임이 없으므로 무간이라고 하는 것이며, 넷째는 남자, 여자, 오랑캐, 늙은이, 어린이, 천한이, 용, 신, 하늘사람, 귀신 할 것 없이 죄를 지으면 그 업에 따라 받는 것이 모두 똑같으므로 무간이라고 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만약 이 지옥에 떨어지면 처음 들어올 때부터 백천 겁에 이르도록 날마다 밤마다 만 번 죽었다가 만 번 살았다가 하여 잠깐도 멈춰짐이 없다가 나쁜 업이 다 삭아져야만 비로소 딴 곳에 태어납니다. 이렇게 줄곧 잇달아 끊이지 않으므로 무간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성모여! 무간지옥에 대하여 대강 말씀한 것이 이러하오나, 만약 형벌받는 기구등의 이름과 그 온갖 고초받는 일을 자세히 말씀드리자면 한겁 동안 에도 다 할 수 없습니다.

마야부인이 이 말씀을 듣고는 근심 깊은 얼굴로 합장정례하고 물러갔다.


제4품 염부제 중생이 업보받음


그때 지장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여! 제가 부처님의 위신력을 입은 까닭으로 백천만억 세계에 두루 이몸을 나누어 일체의 업보중생을 구제하고 있나이다. 만약 부처님의 큰 자비의 힘이 아니오면 능히 이 같은 변화를 부리지 못할 것이옵니다. 제가 이제 또 부처님의 부촉하심을 받사오니 [아일다]가 성불하여 오실 때까지 육도의 중생을 해탈토록 하오리니, 원컨데 세존이여, 염려하지 마옵소서.

이때 부처님이 지장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일체 중생에 해탈을 못한 자는 성식(性識)이 정한 바가 없어서 악습으로는 업을 맺고 선습으로는 과를 맺나니, 착하기도 하고 악하기도 한 경계를 따라서 태어나 육도에 윤회하여 잠깐도 쉴 새가 없으며, 티끌수 같은 겁이 지나기도 미혹으로 고난에 걸리는 것이, 마치 그물 속에 노는 고기가 노상 흐르는 물인 줄 알고서, 잠시 벗어났다가 또 그물에 걸리곤 하는 것과 같나니라. 이런 무리들은 내가 걱정하였더니, 그대가 이미 과거 여러 겁에 거듭한 서원을 실천하려고 저 죄많은 무리를 널리 제도 하겠다 하니 내가 다시 무엇을 걱정하리오.

이 말씀을 하실때 회중에 있던 정자재왕이라는 한 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여! 지장보살은 여러 겁으로 오면서 어떤 발원을 하였건데 이제 세존의 은근하신 찬탄을 받나이까? 세존께서 간략히 말씀하여 주옵소서.

부처님이 정자재왕보살에게 이르셨다.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 잘 생각하라. 내가 그대를 위해 분별하여 해설하리라. 저 과거 한량없는 아승지 나유타, 말로 할 수도 없는 겁의 일이니라. 그 때에 부처님이 계셨으니, 호는 일체지.성취.여래.응공.정변지.명행족.선서.세간해.무상사.조어장부.천인사.불.세존이셨고, 수명은 육만 겁이였느니라. 이 부처님이 아직 출가하시기전에는 작은 나라의 왕이 되어, 한 이웃나라 왕과 더불어 벗을 삼고 함께 십선을 행하여 중생을 이롭게 하였더니라. 그런데, 그 이웃나라에 사는 백성들이 여러가지로 악한 일을 많이 지으므로 두 왕은 의논하고 널리 방편을 베풀자고 하였다. 한 왕은 발원하기를 <어서 불도를 이루어 널리 이런 무리들을 남김없이 제도하리라.>하였고, 또 한 왕은 <만약 죄고 중생들을 먼저 제도하여 안락케 하고 보리를 이루지 못하게 하면, 나는 끝내 성불하기를 원치 않노라.>라고 하였더니라.

어서 성불하기를 발원한 왕은 곧 일체지.성취.여래였고, 영원히 죄고 중생을 제도하고 성불을 원치 않은 왕은 바로 지장보살이었느니라. 또 과거 한량없는 아승지 겁에 한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셨으니, 명호는 청정연화목여래이셨고, 수명은 사십 겁이였느니라.

그 부처님 상법시대에 한 나한이 있어서 중생을 복으로써 제도하였는데, 차례로 교화하다가 광목이라는 한 여인을 만났더니, 음식을 대접하기에, 나한이 물었다. 소원이 무엇이요?

광목이 대답하였다. 저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날에 복을 지어 천도해 드리고자 하오나, 우리 어머니가 어떤곳에 태어나셨는지 모릅니다.

나한이 가엾이 여기고, 정에 들어 살펴보니 광목의 어머니는 나쁜 곳에 떨어져 모진 고통을 받고 있었다.

나한이 광목에게 물었다. 그대의 어머니는 생전에 어떤 업을 지었는고? 지금 나쁜 곳에서 아주 큰 고통을 격고 있오. 우리 어머니는 습성이 물고기와 자라 같은 것을 즐겨 자셨고, 그 중에도 새끼를 많이 자셨는데, 혹은 볶고 혹은 지져서 마음껏 자셨으니 아마 그 수는 천만보다 배나 더 될까 하옵니다. 존자는 자비로 불쌍히 여기사 어떻게든지 구하여 주소서.

나한이 가엾이 여기고 방편을 지어 광목에게 권하여 말했다. 그대는 지극한 정성으로 청정연화목여래를 염하고, 겸해서 그 부처님 형상을 조성하거나 그려 모시면 산 사람도 죽은 사람도 모두 좋은 과보를 얻을 것이요.

광목이 이 말을 듣고는 곧 애착하던 것을 바쳐 불상을 그려 모시고 공양을 올리며, 더우기 공양하는 마음으로 슬피 울면서 우러러 절을 하였더니, 문득 새벽녘 꿈에 부처님을 뵈오니, 금빛이 찬란한 것이 마치 수미산과 같았다.

그 부처님이 큰 광명을 놓으시며 광목에게 이르셨다. 너의 어머니는 멀잖아 꼭 너의 집에 태어나리라. 그래서 겨우 배고프고 추운 것을 느낄만 하면 곧 말을 하게 되리라.

그 뒤에 그 집에서 여종이 한 자식을 낳으니 사흘이 채 못되어 말을 하는데, 머리를 조아리고 슬피 울면서 광목을 보자 이렇게 말했다. 생사의 업연으로 과보는 자기가 받게 마련이다. 나는 네 어미다. 어둠속에 오래 있었다. 너와 이별한 뒤로 큰 지옥에 여러 차례 떨어졌다가 이제야 복력을 입어 몸을 받아 났다만 미천한 사람이 되었고, 게다가 단명하여 열세살만 되면 또다시 악도에 떨어질 것이다. 네가 내 업보를 벗겨 줄 무슨 계책이 있겠느냐?

광목이 이말을 듣고는 자기 어머니인 것을 의심치 않고, 목메어 슬피 울면서 종의 자식에게 말했다. 이미 우리 어머니가 틀림없다면, 본래 지은 죄를 알아야 합니다. 어떤 업을 지었기에 악도에 떨어졌습니까?

살생하고 헐뜯어 욕을 한, 두가지 업으로 보를 받았다. 만약 네가 복을 지어 나의 고난을 구제하여 주지 않았다면 이런 업으로써 도저히 벗어날 수 없었을 것이다.

광목이 물었다. 지옥의 죄보는 어떠하던가요?

종의 자식이 대답했다. 죄고 받는 일은 차마 말로 할 수 없다. 백년을 두고 천 년을 두고 말하더라도 다 하기 어려울 것이다.

광목이 듣고는 통곡하며 울다가 허공을 향하여 말했다. 바라오니, 우리 어머니를 지옥에서 영영 벗어나게 하여 주옵소서. 열세 살을 마치고 나서도 무거운 죄보가 없도록 하여 주옵소서. 다시는 악도에 거치지 않게 하여 주옵소서. 시방의 모든 부처님이시여! 저를 가엾이 보옵소서. 제가 어머니를 위하여 발하는 이 광대한 서원을 들어 주소서. 만약 우리 어머니

가 삼악도와 이 미천한 신분과 여인의 몸까지도 아주 여의고, 영겁토록 다시 받지않게 된다면, 제가 청정연화목여래의 상 앞에서 맹세하겠나이다. 오늘부터 이 뒤로 백천만억 겁 동안, 모든 세계에 있는 지옥과 삼악도에서 고통받는 모든 중생들을 구원하여 지옥.축생.아귀 등 악취에서 영원히 여의케 하고, 이런 무리들을 모두 다 성불케 한 후에야 제가 정각을 이루겠나이다.

이렇게 서원을 마치자, 청정연화목여래의 말씀이 들려왔다. 광목아! 네가 큰 자비로 어머니를 위해 능히 훌륭하게도 그런 큰 원을 세웠구나. 내게 보건데, 너의 어머니가 열세 살이 차면 지금의 보를 벗고, 다음에 범지(梵志)로 태어나서 헤아릴 수 없는 겁을 살다가 뒤에 불과를 이루고, 널리 항하의 모래 수 같은 인간과 하늘을 제도하리라. 고 일러 주셨더니라

부처님이 또 말씀하셨다. 저 때에 광목을 복으로 제도한 나한은 곧 무진의보살이고, 광목의 어머니는 곧 해탈월보살이며 광목 여인은 바로 지장보살이니라. 지나간 멀고 오랜 겁 중에 이렇게도 자비하여 항하 모래 수와 같은 발원을 하고 널리 중생을 제도하였나니라. 미래세에, 만약 어떤 남자나 여인이, 선행을 하지 않는 자, 악행하는 자, 인과를 믿지 않는자, 사음.망어를 하는자, 양설.악구를 하는자, 대승을 비방하는 자라면, 이같은 모든 죄업중생들은 반드시 나쁜 곳에 떨어질 것이로되, 만약 선지식을 만나 그의 권유로 손가락 한번 튕기는 사이라도 지장보살께 귀의하면 저 모든 중생들은 곧 삼악도의 죄보에서 풀리게 되리라. 만약 능히 지극한 마음으로 귀의하여 공경하고, 우러러 절하고 찬탄하며, 향.꽃.의복.갖가지 진귀한 보배나 음식으로 받들어 섬기는 자는 미래의 백천만 겁 동안에 항상 여러 하늘에 살면서 아주 묘한 낙을 누리게 되고, 만약에 천복이 다 하여 인간에 하생하더라도 오히려 백천 겁을 항상 제왕이 되어 능히 숙명(宿命)의 인과본말(因果本末)을 기억하리라.

정자재왕이여! 이와 같이, 지장보살에게는 불가사의한 큰 위신력이 있어서 널리 중생을 이롭게 하노니, 그대들 모든 보살은 마땅히 이 경을 기록하여 널리 선전하고 유포할지니라.

정자재왕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여! 염려하지 마옵소서. 저희들 천만억 보살마하살이 반드시 능히 부처님의 위신을 받들고 널리 이 경을 연설하여 염부제 중생을 이익되게 하오리라.

정자재왕보살이 세존께 아뢰고는 합장하여 공경하게 절하고 물러갔다.이때에 사방의 천왕이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고 공경하게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여, 지장보살은 오랜 겁으로 오면서 그와 같은 큰 원을 발하였는데, 어찌하여 지금에 이르도록 아직도 중생들을 다 제도하지 못하고 또 광대한 서원을 발하옵니까? 세존이여, 원컨데 저희들을 위하여 말씀하여 주소서.

부처님이 사천왕에게 말씀하셨다. 휼륭하고 휼륭하도다. 내 이제 그대들과 미래 현재의 하늘과 인간 무리들에게 널리 이익을 주기 위하여 지장보

살이 사바세계 염부제 안 생사의 길에서 자비로 일체의 죄고 중생을 구제히고 해탈시키는 방편에 대하여 말하리라. 사천왕이 말씀드려다. 그렇게 하여 주옵소서. 세존이여, 즐거이 듣고저 하옵니다.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지장보살이 오랜 겁으로 오면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중생들을 제도하여 해탈시켜 오지만, 아직도 그 원을 다 마치지 못하였느니라. 이 세계의 죄고 중생을 사랑하고 가엾어 하여, 미래의 무량 겁으로 업의 인이 이어져 끊이지 않음을 너무나 많이 보게되므로 또 거듭 원을 발하느니라. 이런한 보살은 사바세계 염부제 안에서 백천만억 방편으로 교화하고 있나니라.

사천왕이여! 지장보살은, 만약에 살생하는 자를 만나면 묵은 앙화로 단명하게 되는 보를 말해주고, 만약에 도독질하는 자를 만나면 빈궁하여 고초받는 보를 말해주며, 만약에 사음하는 자를 만나면 공작이나 비둘기.원앙새의 보를 말해주고, 만약에 사나운 입을 놀리는 자를 만나면 권속과 다투는 보를 말해주며, 만약에 훼방하는 자를 만나면 혀가 없는 구창보를 말해주며, 만약에 성내는 자를 만나면 얼굴이 더럽게 찌그러지는 보를 말해주며, 만약에 인색하고 간탐하는 자를 만나면 구하는 바가 어긋나는 보를 말해주고, 만약에 음식에 절도가 없는 자를 만나면 배고프고 목마르고 목에 병이 나는 보를 말해주며, 만약에 사냥을 즐기는 자를 만나면 놀라고 미쳐서 목숨을 잃는 보를 말해주고, 만약에 부모의 뜻을 어기고 행패를 부리는 자를 만나면 천재지변으로 죽게 되는 보를 말해주며, 만약에 산이나 숲에 불지르는 자를 만나면 미쳐서 헤매다가 죽게 되는 보를 말해주고, 만약에 전후 부모에게 악독하게 하는 자를 만나면 내생에 바꿔나서 매맞는 보를 말해주며, 만약에 그물로 작은 새들을 사로잡는 자를 만나면 골육간에 이별하는 보를 말해주고, 만약에 삼보를 헐뜯어 비방하는 자를 만나면 눈멀고 귀먹고 벙어리 되는 보를 말해주며, 만약에 불법을 가벼이 여기고 그 가르침을 업신여기는 자를 만나면 길이 악도에 처하는 보를 말해주고, 만약에 절 재산을 함부로 쓰는 자를 만나면 억겁 동안 지옥에서 윤회하는 보를 말해주며, 만약에 청정한 행을 더럽히고 스님을 속이는 자를 만나면 영원히 축생으로 있게 되는 보를 말해주고, 만약에 끓는물.불.흉기로 생명을 다치게 하는 자를 만나면 윤회하면서 서로 갚게 되는 보를 말해주며, 만약에 파계하고 재(齋)를 범하는 자를 만나면 새나 짐승이 되어 굶주리는 보를 말해주고, 만약에 재물을 옳지 않게 헐어 쓰는 자를 만나면 구하는 바가 막히고 끊어지는 보를 말해주며, 만약에 아만이 높은 자를 만나면 미천한 종이 되는 보를 말해주고, 만약에 두 말로 이간질 하여 싸움을 붙이는 자를 만나면 혀가 없든지 여럿이 되는 보를 말해주며, 만약에 소견이 사된 자를 만나면 변방에 태어나는 보를 말해주나니라. 이런 등등의 염부제 중생이 몸과 입과 뜻으로 짓는 악습의 결과로 받게 되는 백천 가지 응보를 이제 대강 말하였거니와, 그러한 염부체 중생들의 업감의 차별을 따라 지장보살은 백천 방편으로 교화하고 있건만, 이런 중생들은 먼저 이 같은 보를 받고, 뒤에는 지옥에 떨어져 여러 겁이 지나가도 벗어날 기약이 없느니라. 이런 까닭으로 그대들은 사람을 보호하고 나라를 보호하여 저런 중생들이 다른 중생을 미혹하지 말도록 하라.

사천왕이 듣고는 눈물을 흘리며 슬피 탄식하면서 합장하고 물러갔다.


제5품 지옥의 이름 


그때, 보현보살마하살이 지장보살에게 말하였다. "인자여, 원컨데 천.룡. 팔부와 미래 현재의 일체 중생을 위하여 사바 세계 염부제의 죄고 중생이 보(報)를 받는 지옥의 이름과 악독한 과보들을 말씀하여, 미래세의 말법 중생들로 하여금 그 과보를 알게 하여 주소서.

"인자여! 내가 이제 부처님의 위신력과 대사의 힘을 받들고, 지억의 이름과 죄보에 대하여 간략히 말하리다. 인자여, 염부제의 동쪽에 산이 있는데 이름을 철위라 하며, 그 산은 어둡고 깊어서 해와 달의 빛이 없습니다. 여기에 큰 지옥이 있는데 이름이 극무간(極無)間이고, 또 지옥이 있는데 이름이 대아비(大阿鼻)이고, 또 지옥이 있는데 이름이 사각(四角)이고, 또 비도(飛刀)지옥, 화전(火箭)지옥, 협산(夾山)지옥, 통창(通槍)지옥, 철거(鐵車)지옥, 철상(鐵床)지옥, 철우(鐵牛)지옥, 철의(鐵衣)지옥, 천인(千刃)지옥, 철려지옥, 양동(洋銅)지옥, 포주(抱柱)지옥, 유화(流火)지옥, 경설(耕舌)지옥, 좌수(坐首)지옥, 담안지옥, 쟁론지옥, 철수(鐵銖)지옥, 다진(多瞋)지옥이 있습니다."

지장보살이 또 말하였다. "인자여, 철위산 속에는 이런 지옥들이 수도 없이 있습니다. 또 규환(叫喚)지옥, 발설(拔舌)지옥, 분뇨(糞尿)지옥, 화상(火象)지옥, 화구(火狗)지옥, 화마(火馬)지옥, 화우(火牛)지옥, 화산지옥, 화석지옥, 화상지옥, 화량(火梁)지옥, 화응(火鷹)지옥, 거아(鉅牙)지옥, 박피(剝皮)지옥, 음혈(飮血)지옥, 소수(燒手)지옥, 소각(燒脚)지옥, 도자(倒刺)지옥, 화옥(火屋)지옥, 철옥지옥, 화량지옥 등이 있습니다. 이런 지옥속에는 각각 또 작은 지옥들이 있는데, 혹은 하나 둘, 혹은 셋, 넷, 내지 백이나 천이 되기도 하며, 그것들의 이름도 각각 다릅니다."

지장보살이 또 보현보살에게 말하였다. "이것은 다 남염부제에서 악한 짓을 한 중생들의 업감으로 이렇게 되는 것입니다. 업의 힘이란 참으로 큰 것이어서 능히 수미산을 대적하며, 능히 큰 바다 보다도 깊어서, 능히 성도(聖道)를 막아냅니다. 이런 까닭으로, 중생은 비록 작은 악이

라도 가볍게 여겨 죄가 되지 않는다고 하지 말아야 됩니다. 죽은 뒤에는 보가 있어서 털끝만한 것도 받아가야 하며, 어버이와 자식이 지친(至親)이지만 가는 길이 각각 다르고, 비록 서로가 만나더라도 대신 받을 수 없습니다. 내가 이제 부처님의 위신력을 받들고, 지옥에서 죄보 받는 일을 대략 말하리니, 인자는 잠깐만 들으소서."

보현보살이 대답하였다. "내가 삼악도의 죄보를 안 지는 비록 오래 되오나, 인자의 말씀을 바라는 것은 후세 말법시대에 모든 악행하는 중생들로 하여금 인자의 말씀을 듣고 불법에 귀의토록 하려는 것입니다."

지장보살이 말하였다. "인자여! 지옥의 죄보는 이러합니다. 어떤 지옥은 죄인의 혀를 빼어 소로 하여금 갈게하며 어떤지옥은 죄인의 심장을 빼어 야차가 먹으며, 어떤 지옥은 펄펄 끓는 가마에 죄인의 몸을 삶으며, 어떤 지옥은 벌겋게 달은 구리쇠기둥을 죄인에게 안게하며, 어떤 지옥은 맹렬한 불길이 죄인을 덮치며, 어떤 지옥은 언제나 차디찬 얼음 뿐이며, 어떤 지옥은 한없는 똥.오줌 뿐이며, 어떤 지옥은 쇠뭉치가 날아들며, 어떤 지옥은 불창이 가득히 모여들며, 어떤 지옥은 몽둥이로 가슴과 등을 때려치며, 어떤 지옥은 손.발을 태우며,어떤 지옥은 쇠뱀이 칭칭 감으며, 어떤 지옥은 쇠개에게 몰려 쫓기며, 어떤 지옥은 아울러 쇠나귀를 타게 합니다. 인자여, 이런 등등의 보를 받는 옥마다 또 백천가지 형구가 있는데, 그 모두가 구리요, 쇠요, 돌이요, 불 아닌 것이 없습니다. 이 네 가지 물건은 여러가지 업감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만약 지옥의 죄보에 대한 것을 널리 말하자면, 한 옥마다 다시 백천 가지 고초가 있는데, 하물며 그 많은 지옥이리까. 내가 이제 부처님의 위신과 인자의 물으심을 받들어 간략히 말을 하였으나, 만약 널리 해설 하려면 겁이 다 해도 못다하리다."


제 6품 부처님께서 지장보살을 찬탄하심



그때 세존께서 온몸으로 큰 빛을 놓으사, 백천억 항하의 모래알 만큼 많은 모든 부처님 세계[佛世界]를 두루 비추시면서 큰 소리를 내시어 모든 부처님 세계의 모든 보살마하살 및 하늘·용·귀신과 사람과 사람 아닌 무리들에게 널리 이르셨다.

"들으라, 내가 이제 지장보살마하살이 시방 세계에서 가히 생각할 수 없는 대자비의 위신력을 나투어 모든 죄지어 고통받는 중생들을 구제하는 일에 대하여 칭찬하고 찬탄하리라. 내가 멸도한 후에 너희들 모든 보살마하살 및 하늘·용·귀신들도 널리 방편을 지어서 이 경을 지킬 것이며, 온갖 중생들로 하여금 모든 괴로움[一切苦]에서 벗어나 열반의 즐거움을 얻게 하라."

이렇게 말씀하시니 법회에 참석한 이들 가운데 '보광보살'이 공경히 합장하며 부처님께 사뢰었다.

"이제 세존께서 지장보살에게 불가사의한 큰 위신력이 있음을 찬탄하셨나이다. 다시금 미래세의 말법시대 중생들을 위하여 지장보살께서 인간과 천상을 이익되게 하는 인과(因果)를 말씀하시어 모든 하늘·용 등 팔부신중과 미래세의 중생들로 하여금 부처님의 말씀을 받아 지니게 하시옵소서."



그때 부처님께서 보광보살과 사부대중들에게 이르셨다.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으라. 내가 마땅히 너희들을 위하여 지장보살이 인간과 천상을 이익되게 하는 복덕에 대하여 간략히 말하리라."

보광보살이 다시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바라옵건대 즐거이 듣겠나이다."

부처님께서 보광보살에게 이르셨다.

"미래의 세상에 만약 선남자·선여인 중에서 이 지장보살마하살의 명호를 듣는 이·형상에 합장하는 이·찬탄하는 이·예배하는 이·생각하고 사모하는 이 등 이러한 사람들은 삼십겁 동안 지은 죄를 뛰어넘게 되리라.

보광보살이여, 만약 어떤 선남자·선여인이 지장보살의 형상을 그리거나, 흙과 돌에 칠을 하여 만들거나, 금·은·구리·철 등으로 이 보살의 상을 조성하여 한번이라도 우러러 예배하는 자는 백번이나 삼십삼천[=도리천]에 나서 오래도록 악도에 떨어지지 아니하며, 설령 천상의 복이 다하여 인간으로 태어날지라도 나라의 왕이 되어서 큰 이익을 얻을 것이니라.

만약 어떤 여인이 여인의 몸을 싫어함에 정성을 다하여 지장보살의 형상을 그리거나, 흙과 돌에 칠을 하여 만들거나, 금·은·구리·철 등으로 형상을 만들어 공양하되 날마다 열심히 하여 물러남이 없이 항상 꽃·향·음식·의복·비단·당번[幢幡 : 깃발]·돈·보물 등으로 공양하면 이 선여인은 한번 받은 여인의 몸이 다하면 백천만겁에 다시 여인의 몸을 받겠는가. 다만 자비원력(慈悲願力)으로 중생을 제도하기 위하여 스스로 여인의 몸을 받는 것을 제외하고는 이 지장보살을 공양한 힘과 지장보살의 공덕의 힘을 입는 까닭으로 이 사람은 백천만겁에 다시는 여인의 몸을 받지 않으리라.



보광보살이여, 만약 추하고 병이 많은 여인이 있어 자신의 모습을 싫어함에 지장보살의 형상 앞에서 지극한 마음으로 우러러 예배하기를 밥 먹는 잠깐동안이라도 한다면 이 사람은 천만겁 중에 원만구족(圓滿具足)한 몸으로 태어나며 온갖 질병이 없을 것이니라.

또한 이 추한 여인이 만약 여자의 몸을 싫어하지 않는다면 백천만억겁을 항상 왕녀나 왕비가 되거나 재상이나 명문 집안이나 큰 장자의 딸이 되어 단정하게 태어나고 모든 모양새가 원만하리라.

지장보살께 지극한 마음으로 우러러 예배하면 이와 같은 복을 얻으리라.

보광보살이여, 만약 어떤 선남자·선여인이 지장보살의 형상 앞에서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하며, 찬탄하고, 향과 꽃으로 공양하고 또 이를 남에게 권하면 이들은 현재 세상에서나 미래 세상에서 항상 여러 신들이 밤낮으로 수호하여 악한 일은 전혀 귀에도 들리지 않게 되나니 어찌 모든 횡액을 직접 받는 일이 있겠는가.

또 보광보살이여, 미래 세상에 만약 나쁜 사람·나쁜 신·나쁜귀신 등이 있어 어떤 선남자·선여인이 지장보살 형상에 귀의하여 공경하며 공양하고 찬탄하며 우러러 예배함을 보고 망령되게 꾸짖고 헐뜯거나, 공덕이나 이익이 없다고 비방하거나, 이를 드러내고 비웃거나, 또는 돌아서서 그르다 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말하기를 그르다고 하거나, 여러 사람들과 같이 그르다고 하는 등 만약 한 생각만이라도 꾸짖고 훼방하는 마음을 낸다면 이러한 사람은 현겁(賢劫)의 천불(千佛)이 멸도하신 뒤까지도 훼방한 죄보로 아비지옥에 떨어져 매우 무거운 죄를 받을 것이니라.

또한 이 겁을 지나고 나서야 비로소 아귀의 보[餓鬼報]를 받게 되며 또 천겁을 지나고도 다시 축생의 보[畜生報]를 받게 될 것이며 또 천겁을 지나고서 비로소 사람의 몸을 받게 되며, 비록 사람 몸을 받아도 빈궁하고 하천하여 눈[眼]·귀[耳]·코[鼻]·혀[舌]·몸[身]·의지[意] 등의 육근을 갖추지 못하고 많은 악업이 그 몸에 맺혀서 곧 또다시 악도에 떨어지게 되느니라.



그러므로 보광보살이여, 다른 사람이 공양 올리는 것을 비방하고 헐뜯기만 하여도 이러한 죄보를 받거늘 더구나 다른 나쁜 소견을 내어서 불법을 직접 훼방하고 파괴함이야 말해 무엇하겠는가.

보광보살이여, 만약 미래의 세상에 어떤 선남자·선여인이 오랫동안 병상에 누워있어 살고자 하여도 죽고자 하여도 모두 마음대로 되지 않는 상태에서 꿈에 악귀나 또는 집안 친족과 험악한 길을 헤매기도 하고, 또 도깨비 무리에 홀리거나 귀신과 함께 놀기도 하다가 날이 가고 달이 가고 해가 깊어짐에 점점 몸이 쇠약해져 잠자다가도 괴로워 소리치며 처참하게 괴로워하는 자는 모두 다 업장(業障)으로 죄업의 가볍고 무거움을 정하지 못하여 목숨을 버리기도 어렵고, 병이 나을 수도 없게 된 것이니, 남녀의 속된 눈으로는 도저히 이 일을 알지 못하느니라.

이러한 때는 마땅히 모든 부처님과 보살님의 형상 앞에서 이 경전을 소리 높혀 한번이라도 읽고, 혹은 의복·보배·장원(莊園)·집 등 무엇이든간에 그 병자가 아끼는 것을 놓고 병자 앞에서 분명히 말하기를, '저희들 아무개 등은 아픈 사람을 위하여 경전과 불상을 모시고 이 모든 물건들을 올려 공양합니다. 이것으로 부처님과 보살님의 형상을 조성하거나 탑이나 절을 만들고, 등을 밝히며, 또는 스님들께 보시하겠습니다.'라고 세 번을 아픈 사람이 알아 듣도록 하라.

만약 아픈 사람의 모든 의식이 흩어지고 숨기운이 다한 자라면 하루 내지 이틀, 사흘, 나흘에서 칠일에 이르도록 다만 높은 소리로 이 일을 말하고, 이 경을 읽을지니라. 이 사람은 목숨이 다한 연후에 숙세의 허물과 무거운 죄로 다섯가지 무간지옥에 떨어질 것이라도 영원히 해탈을 얻어서 태어나는 곳마다 항상 숙명(宿命)을 알게 될 것이니, 하물며 스스로 이 경을 쓰거나, 혹은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쓰게 하거나, 혹은 스스로 보살의 형상을 조성하고 그리거나 남에게 권유하여 그렇게 하도록 한다면 그 공덕으로 반드시 큰 이익을 얻게 될 것이니라.

그러므로 보광보살이여, 만약 어떤 사람이 이 경을 독송하거나, 한 생각만이라도 이 경을 찬탄하고 이 경을 공경하는 사람을 보거든 그대는 마땅히 백천 방편으로 이들에게 권하여서 정근(精勤)하는 마음이 물러나지 않도록 하라. 그리하면 능히 현재와 미래에 백천만억의 불가사의한 공덕을 얻게 되리라.

그리고 또 보광보살이여, 만약 미래 세상에 모든 중생들이 꿈속이나 잠결에 온갖 귀신이 나타나 슬피울며 근심하고 탄식하거나 두려워하며 겁내는 모습이 보이면, 이는 일생(一生)이나 십생(十生) 또는 백생·천생 과거세의 부모나 형제·자매·남편·아내 등 가족들이 악도에 빠져있으나 복력으로 구원해 줄 사람이 아무데도 없으므로 어쩔 수 없이 숙세의 가족[宿世骨肉]들에게 호소하여 도움을 받아 악도에서 벗어나기를 원하는 것이니라.



보광보살이여, 그대는 신통력으로 그 사람들로 하여금 모든 부처님과 보살님의 형상 앞에서 지극한 마음으로 이 경을 읽게 하거나, 다른 사람을 시켜서 읽게 하여라. 만일 그들이 세 번 또는 일곱 번을 읽으면 그러한 악도의 권속들이 마땅히 해탈을 얻어 다시는 꿈 속에 나타나지 않으리라.

또 보광보살이여, 만약 미래 세상에서 미천한 사람이거나 또는 모든 자유를 잃은 사람들이 숙세(宿世)의 업보를 깨닫고 참회를 하고자 하거든 지극한 마음으로 지장보살의 존상을 우러러 예배하면서 7일 동안 보살의 명호를 생각하고 불러 만 번을 채울 것이니, 이렇게 하는 사람은 지금의 과보가 다한 후에는 천만생 동안 항상 존귀한 몸으로 태어나며 다시는 삼악도의 고통을 겪지 않게 되리라.

보광보살이여, 미래세의 염부제에서 바라문·찰제리[크샤트리아 : 무사계급]·장자·거사 등 모든 사람들과 그 밖의 다른 종족이라도 새로 태어나는 자가 남자이거나 여자이거나 간에 7일 이내에 이 불가사의한 경전을 읽어주고 다시 보살의 명호를 만 번 불러주면 숙세의 허물로 인하여 죄보를 받을 지라도 곧 해탈을 얻게 되고 안락(安樂)하게 잘 자라고 수명이 연장될 것이며 만약 그가 복을 받아 태어난 자라면 안락과 수명을 더하게 될 것이니라.

보광보살이여, 미래세의 중생들은 매달 1일·8일·14일·15일· 18일·23일·24일·28일·29일과 30일에는 모든 죄를 모아 그 가볍고 무거움을 결정한다. 대개 염부제의 중생으로서 몸을 움직이고 마음을 쓰는 것이 업 아님이 없고 죄 아닌 것이 없는데 어찌 하물며 방자한 마음으로 산 목숨을 죽이거나 해치며, 도둑질하고사음을 하며, 거짓말을 하는 백천 가지의 죄를 일부러 지어야겠느냐.

만약 십재일(十齋日)에 부처님과 보살님과 모든 성현의 존상 앞에서 이 경을 한 번 읽으면 동서남북 백유순 내에서는 모든 재앙과 고난이 없으며, 그가 사는 집안에 어른이나 어린이가 현재 또는 미래 백천세에 영원히 악도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며, 매달 십재일에 이 경을 한편씩 읽으면 현재의 이 집안에 모든 횡액과 질병이 없게 되고 먹고 입는 것이 풍족하게 되리라.

그러므로 보광보살이여, 마땅히 알라. 지장보살은 이와 같이 말할 수 없는 백천만억의 큰 위신력과 이익되는 일이 있음을 알아야 하느니라. 염부제 중생들은 모두가 이 지장보살에게 큰 인연이 있으니, 모든 중생들이 지장보살의 이름을 듣거나, 지장보살의 형상을 보거나 또는 이 경을 석 자나 다섯 자 혹은 한 게송, 한 구절이라도 듣는 자는 현재에 특별히 안락함을 얻을 것이며, 미래세 백천만생 동안에 항상 단정한 몸으로 존귀한 가문에 태어나게 되리라."

그때 보광보살은 부처님께서 지장보살을 칭찬하고 찬탄하심을 보고 무릎을 꿇고 합장하며 다시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오래 전부터 이 지장보살이 지닌 불가사의한 위신력과 큰 서원의 힘을 알았아오나, 미래의 중생들에게 알려서 이익을 주기 위하여 짐짓 부처님께 여쭈었나이다. 세존이시여, 이 경전의 이름은 무엇이라 하오며, 저희들이 어떻게 펴나가야 하오리까. 말씀해 주시옵소서."



부처님께서 보광보살에게 이르시었다.

"보광보살이여, 이 경전의 이름은 대체로 세 가지이니 하나는 '지장본원경'[地藏本願經 : 지장보살의 본원을 밝힌 경]이요, 하나는 '지장본행경'[地藏本行經 : 지장보살이 행한 중생 구제의 일을 밝힌 경]이고, 또 하나는 '지장본서력경'[地藏本誓力經 : 지장보살의 서원의 힘을 밝힌 경]이니라.

이는 지장보살이 오랜 겁으로부터 내려오면서 큰 서원을 거듭 세워서 중생들에게 이익을 주어왔으니, 너희들은 이 서원에 의지 하여 이 경전을 펴 나가도록 하여라."

보광보살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합장하고 공경 예배한 다음 물러갔다.


제7품 죽은 사람도 산 사람도 이익 되다.


그때 지장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여! 제가 이 염부제의 중생을 살펴보니 몸을 움직이고 생각하는 것이 죄아님이 없나이다. 혹 훌륭한 이를 만나더라도 대개가 처음에 낸 마음이 물러갑니다. 혹 악한 인연을 만나면 생각생각에 나쁜 것을 더해 갑니다. 이런 무리들은 마치 무거운 돌을 지고 진흙 길을 걷는 거와 같아서, 갈수록 지치고 더 무거워서 발은 깊숙이 빠져드는 거와 같나이다. 다행히 선지식을 만나게 되면 그 짐을 덜어서 져다 주기도 하며 혹은 짐을 죄다 져 주기도 합니다. 이는 선지식에게 큰 힘이 있기 때문이옵니다.

그리고 또 서로 붙들어 도와서 다리를 튼튼하게 해주며, 평지에 이르게 되면 나쁜 길을 살펴보아 다시는 지나가지 않도록 하여 줍니다. 세존이여! 악을 익한 중생은 하찮은 것에서 문득 한량 없는 죄를 저지르고 맙니다. 이런 악습이 있는 중생들이 임종할 때는 그 남녀 권속들이 마땅히 그를 위해 복을 닦아 앞길을 도와주되, 혹은 깃발을 달고 등불을 밝히며, 혹은 존중한 경을 읽어주고, 혹은 불상과 성상에 공양하며, 내지 부처님과 보살. 벽지불을 염하되, 한 분의 명호를 한번 부르더라도 임종하는 사람의 귀에 들어가게 하고 혹은 본식(本識)에 듣게하면, 그런 중생들이 지은 악업으로서는 반드시 나쁜 곳에 떨어질 것이로되, 그 권속들이 임종하는 사람들을 위해 성스런 인(因)을 닦았으므로 그러한 뭇죄가 다 소멸되옵니다.

만약 그가 죽은 뒤 칠칠일(49일) 안에 다시 여러가지 좋은 공덕을 지어주면, 능히 그 중생으로 하여금 영원히 나쁜 곳을 여의게 하고, 인간이나 천상에 태어나 아주 묘한 낙을 받게 하며, 현재의 권속들도 이익이 한량없사옵니다. 이런 까닭으로, 제가 이제 부처님을 모시고 천. 룡. 팔부와 인. 비인. 등에 대하여, 염부제 중생들이 임종하는 날 삼가 살생하지 말고 연을 짓지말며 귀신이나 도깨비들에게 제사 지내고 절하여 구하지 말도록 권하여 주기 바라옵니다.

왜냐하면, 저 산 목숨을 죽이거나 귀신에게 제사 지내는 것으로는 털끝 만큼도 망인을 이롭게 하는 힘이 없을 뿐더러, 죄연(罪緣)만 맺어서 더욱 깊고 무겁게 하기 때문입니다. 가사, 내세나 현재생에 성스러운 연분을 얻게 되어 인간이나 천상에 태어나게 되었더라도, 임종할 때에 그 권속들이 악을 지으면 그 원인으로 이 죽는 사람에게 몹쓸 누가 되어서 좋은 곳에 태어남이 늦어지거늘, 더구나 임종하는 사람이 생전에 일찌기 자그마한 선근도 없었다면 본래 지은 업을 따라 스스로 악도를 받아 갈 것인데, 어찌 차마 권속들이 업을 또 보태리까.

비유하자면, 어떤 사람이 먼 곳에서 오는데 굶은 지 사흘이 되고 짊어진 물건은 백 근이 넘는데, 우연히 이웃사람을 만나 또 작은 보따리를 덧부친다면, 이래서 더욱 지쳐버리는 거와 같나이다. 세존이여! 제가 보아하니 염부제 중생이 능히 불교 가운데서 착한 일을 한터럭. 한물방울. 한모래알. 한티끌 만큼만 하였더라도 이로 인한 이익은 모두 다 자기가 얻게 되옵니다.

이 말을 할때, 회중에 한 장자가 있어서 이름을 대변(大辯)이라 하였다.

이 장자는 오래 전에 무생(無生)을 증득하고 시방중생을 교화하느라고 장자의 몸을 나투었는데, 합장하고 공경하게 지장보살께 물었다.

대사시여, 이 남염부제 중생이 명을 마친 뒤에 그의 권속들이 공덕을 닦거나 재를 베풀어 여러가지 좋은 인연을 맺어주면 죽은 사람이 큰 이익을 얻어 해탈케 되나이까?

지장보살이 대답하였다.

(다음글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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