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장경(2)
작성자 관리자
장자여! 내가 이제 미래와 현재의 모든 중생을 위하여 부처님의 위력을 모시고서 그것을 좀 말하리다. 장자여, 미래 현재의 모든 중생들이 임종 할때에, 한 부처님 명호나 한 보살님 명호나 한 벽지불의 명호만 들어도 죄가 있고 없고를 물을 것없이 다 해탈하게 됩니다.

만약에 어떤 남자나 여인이 살아 있을 적에 착한 인연을 닦지 않고 여러가지 죄만 잔뜩 지었더라도, 명을 마친 뒤에 대소권속들이 그를 위해 온갖 거룩한 일을 닦아 복되게 하여주면, 그 공덕의 七분의 一은 망인이 얻고 나머지 공덕은 산 사람의 차지가 됩니다. 이러하므로, 미래와 현재의 선남. 선녀들은 이 말을 잘 듣고 스스로 닦아야 그 공덕을 모조리 얻게 됩니다. 죽음의 귀신이 기약없이 닥쳐오면, 어둠 속을 헤매는 혼신이 자신의 죄와 복을 알지 못하고 사십구(49)일 동안을 바보처럼 귀머거리처럼 되었다가, 중생의 죄업을 심판하는 곳에서 그의 업과(業果)를 변론하고 결정한 뒤에야 그의 업대로 다시 태어나게 됩니다. 앞 길을 예측할 수 없는 그 사이에도 근심과 고통이 천만 가진데, 하물며 저 악도에 떨어졌을 때이리까?

이 명을 마친 사람이 아직 새로운 생을 받지 못하는 사십구 일 동안에는 생각생각에 혈육권속들이 그를 위해 복을 지어 고통에서 구출하여 주기를 바라다가 사십구 일이 지나면 업를 따라 보를 받게 됩니다. 만약 그가 죄인이라면 천년만년을 지나도 해탈할 날이 없을 것이요, 만약 무간죄를 지어서 대지옥에 떨어진다면 천겁 만겁토록 길이 온갖 고통을 받게 됩니다. 장자여! 또, 이런 죄업 중생이 명을 마친 뒤에 혈육권속들이 망지를 위해 재를 베풀어 가는 길을 도아주되, 아직 재식을 마치기 전이나 재를 마련할 적에 쌀뜨물이나 채소찌꺼기 등을 함부로 땅에 버리지 말고, 모든 음식을 부처님과 스님께 올리기 전에 먼저 먹지 말아야 합니다. 만약에 이를 어겨 먼저 먹거나 정근치 않으면 이 망자는 결국에 복력을 얻지 못하게 됩니다. 만약 능히 정성스럽게, 깨끗하게 부처님과 스님께 받들어 울리면 이 망자가 그 공덕의 七분의 一을 얻게 됩니다.

장자여! 이러하므로, 염부제 중생이 능히 그 부모나 권속을 위하여, 목숨이 다한 뒤에 재를 베풀어 공양하되, 지극한 마음으로 정성껏 하면 죽은 사람도 산사람도 다 함께 이익을 얻게 됩니다.

이 말을 할때, 도리천궁에 있던 천만억 나유타의 염부제 귀신들이 모두 다 한량없는 보리심을 발하였고, 대변장자는 가르침을 받들고 기뻐하면서 절을 하로 물러갔다.


제 8품 염라왕의 무리들을 찬탄하심



이때 철위산 안의 한량없는 귀왕들이 염라천자와 함께 도리천에 와서 부처님 계신 곳에 모여들었다. 이른바 악독한 귀왕[惡毒鬼王]·악이 많은 귀왕[多惡鬼王]·잘 싸우는 귀왕[大爭鬼王]·흰호랑이 귀왕[白虎鬼王]·피 호랑이 귀왕[血虎鬼王]·붉은 호랑이 귀왕[赤虎鬼王]·재앙을 퍼뜨리는 귀왕[散殃鬼王]·날아다니는 귀왕[飛身鬼王]·번개불 귀왕[電光鬼王]·이리 어금니 귀왕[狼牙鬼王]·천눈 귀왕[千眼鬼王]·짐승 잡아 먹는 귀왕[啖獸鬼王]·돌을 가진 귀왕[負石鬼王]·농사 맡은 귀왕[主耗鬼王]·재앙 맡은 귀왕[主禍鬼王]·복 맡은 귀왕[主福鬼王]·음식 맡은 귀왕[主食鬼王]·재물 맡은 귀왕[主財鬼王]·가축 맡은 귀왕[主畜鬼王]·새 맡은 귀왕[主禽鬼王]·짐승 맡은 귀왕[主獸鬼王]·도깨비 맡은 귀왕[主魅鬼王]·출산 맡은 귀왕[主産鬼王]·목숨 맡은 귀왕[主命鬼王]·질병을 맡은 귀왕[主疾鬼王]·험한 길을 맡은 귀왕[主險鬼王]·세눈 귀왕[三目鬼王]·네 눈 귀왕[四目鬼王]·다섯 눈 귀왕[五目鬼王]·기리실왕·대기리실왕·기리차왕·대기리차왕·아나타왕·대아나타왕 등이었다.

이러한 대귀왕들은 각각 백천의 여러 소귀왕과 더불어 모두 염부제에서 살고 있으며, 그들은 각각 맡은 일이 있고 머무는 곳이 따로 있었다. 이 모든 귀왕이 염라천자와 더불어 부처님의 위신력과 지장보살마하살의 힘을 받들어 다 함께 도리천에 이르러 한쪽에 공손히 서 있었다.

그때 염라천자가 꿇어앉아 합장하고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이 부처님의 위신력과 지장보살마하살의 힘을 받들어 이 도리천의 큰 모임에 오게 된 것은 저희들이 좋은 이익을 얻기 때문이옵니다. 제가 이제 약간 미심쩍은 일이 있어 감히 묻사오니, 원하옵건대 세존께서는 자비로써 말씀하여 주시옵소서."

부처님께서 염라천자에게 이르셨다.

"그대는 마음대로 물어라. 그대를 위하여 말하여 주리라."

이때 염라천자가 부처님께 우러러 절을 하고 지장보살을 돌아보고는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지장보살을 생각하건대 육도(六道)중에 계시면서 백천 가지 방편으로 죄지어 고통받는 중생을 제도하시며 피곤함도 괴로움도 모르시옵니다.

이 대보살께서는 이와 같은 불가사의한 신통력이 있사오나, 중생들은 죄보에서 잠시 벗어났다가도 오래지 않아 또다시 악도에 떨어지고 있나이다.

세존이시여, 이 지장보살은 이미 이와 같은 불가사의한 신통력을 지니고 계신데 중생들은 어찌하여 옳은 법에 의지하여 영원한 해탈을 얻지 못하나이까? 바라옵건대 세존이시여, 저희들을 위하여 말씀하여 주시옵소서."

부처님께서 염라천자에게 이르셨다.

"염부제 중생은 성품이 억세고 거칠어서 길들이기 어렵고 꺽기 어려운데도 이 대보살은 백천겁 동안 그러한 중생들을 하나하나 구제하여 일찍이 해탈의 길로 인도하였느니라. 그리고 지장보살은 방편의 힘으로 큰 악도에 떨어진 죄인들까지도 그들로 하여금 지난 세상[宿世]의 일을 깨닫게 하여 근본업연(根本業緣)에서 구제하지만 염부제 중생은 나쁜 업에 깊이 물들어 있어 나왔다가는 다시 들어가 이 보살을 수고롭게 하고 오랜 겁을 지내면서 제도 하여야 비로소 해탈하게 되느니라.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자기 본래의 집을 잃고 방황하다가 잘못하여 험한 길로 들어섰는데 그 험한 길에는 수 많은 야차와 호랑이·사자·구렁이·독사 등이 있었느니라. 길 잃은 사람이 험한 길에서 잠깐 사이에 이 모든 사나운 것들을 만나게 되었을 때 여러 가지 사나운 짐승 및 야차의 독까지도 잘 풀 수 있는 술법을 가진 선지식이 나타나 자꾸만 험한 길로 들어서려는 길 잃은 사람을 보고 큰 소리로 외쳤느니라.

'이 딱한 사람아, 어쩌자고 이런 길로 들어왔는가? 어떤 기이한 술법이라도 있어 모든 맹수들을 물리칠 수 있다는 말인가?'

길 잃은 사람은 그 말을 듣고 비로소 험한 길에 들어선 것을 알고 곧 물러나서 그곳에서 벗어나려고 하였느니라.

그때 이 선지식은 그를 험한 길 속의 여러 악독한 것으로부터 안전한 곳으로 이끈 후에 그에게 말하였느니라.

'이 딱한 사람아, 다음부터는 저 길로는 절대 가지 마라. 저 길로 들어가면 좀처럼 빠져나오기 어려우며 또 목숨까지도 위험하니라.'

이 말을 듣고 길잃은 사람은 깊은 감동을 받았느니라. 헤어질 때 선지식은 또 일러두었느니라.

'만약 이 길을 가는 사람을 보면 그가 친지이거나 아니거나 또 남자거나 여자거나 간에 저 길에는 여러 가지 사납고 독한 것들이 많아서 목숨을 잃게 된다고 말해 주어 그들이 죽음의 길로 들어가지 않도록 하라.'

이와 같이 지장보살은 대자비를 갖추어 죄지어 고통받는 중생을 구제하여 천상이나 인간으로 태어나게 하고 뛰어난 즐거움을 받도록 해주며, 이 모든 죄지어 고통받는 중생들이 업보의 괴로움을 알아 악도에서 벗어나 다시는 그 길로 들어서지 않게 하느니라.

이것은 저 길잃은 사람이 험한 길로 잘못 들어갔을 때에 선지식을 만나 이끌려 나오게 되어 다시는 그런 곳에 빠져들지 않는 것과 같고, 그가 다시 다른 사람에게 들어가지 말도록 권한다면 자연히 이로 인하여 어리석음으로부터 벗어나 해탈을 얻게 되고 다시는 악도에 들어가지 않는 것과 같으니라.

만약 또다시 그 길을 밟는다면 아직도 미혹한 가운데에 있는 것 이어서 예전에 빠졌던 험한 길을 깨닫지 못하고 다시 빠져 목숨을 잃기도 하는 것처럼 저 악도에 떨어진 중생들을 지장보살은 방편의 힘으로 구해내어 인간이나 천상에 태어나게 하나 저들은 다시 돌고 돌아 또 악도에 들어가나니, 만약 이와 같이 업이 무거우면 영원히 지옥에 빠지게 되어 해탈하기가 어려우니라."

그때 악독귀왕이 합장 공경하고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 여러 귀왕들은 그 수가 한량없나이다. 염부제에 있으면서 사람에게 이익을 주기도 하고, 사람에게 손해를 주기도 하는 것이 각각 서로 같지가 않으니 이것은 저희들의 업보가 다르기 때문이옵니다. 제가 권속들로 하여금 여러 세계를 돌아 다니게 해 보니 악한 것은 많고 선한 것은 적나이다. 사람의 가정이나 혹은 도시·마을·장원·주택을 지나다가 어떤 남자나 여인이 한 티끌 만큼이라도 착한 일을 하거나, 불법을 찬양하는 깃발이나 일산 또는 향이나 꽃을 가지고 부처님이나 보살님의 존상 앞에 공양을 올리거나 또는 존귀한 경전을 독송하거나, 향을 사루어 부처님 법문의 한 구절이나 한 게송이라도 공양하면 저희들 귀왕은 이 사람에게 예배 공경하기를 저 과거·현재·미래의 모든 부처님을 섬기듯 하겠나이다.

또한 힘이 센 '토지를 맡은 작은 귀신'들로 하여금 다시 호위하게 하여서 사나운 횡액과 몹쓸 병과 뜻에 맞지 않은 일들이 이 사람의 집 근처에서는 일어나지 않게 하겠거늘 하물며 그런 것이 그 집안으로 들어가게 하겠나이까?"

부처님께서는 악독귀왕을 칭찬하셨다.

"착하고 착하다. 너희들과 염라천자가 함께 이와 같이 선남자·선여인을 보호하니 내 또한 범왕과 제석에게 일러서 너희들을 지키고 돕게 하리라."

이 말씀을 하실 때 모임 가운데 수명을 맡은 '주명귀왕(主命鬼王)'이 있어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본래 업연이 염부제 사람들의 수명을 맡아 저들의 태어남과 죽음을 모두 관장하나이다. 제 본래의 원은 중생을 크게 이익되게 하려는 것이오나, 중생들은 제 뜻을 알지 못하고 나고 죽음에 모두 편안함을 얻지 못하나이다.

만약 이 염부제에 아기가 태어나려 할 때 남자거나 여자거나 집안 사람들이 착한 일을 하게 되면 집안에 이익이 더하고 토지신도 한없이 기뻐하면서 아기와 어머니를 보호하여 큰 안락을 얻게 하고 가족도 이롭게 하나이다. 그러므로 아이를 낳은 뒤에는 조심하여 살생을 하지 말아야 할 것인데 여러 가지 비린 것들을 가져다가 산모에게 먹이며, 또한 많은 친척들이 모여 술을 마시고 고기를 먹으며, 노래를 부르고 풍악을 울리고 즐긴다면 모자(母子)가 함께 편안함과 즐거움을 얻지 못하게 되나이다.

왜냐하면 아이를 낳을 때 무수한 악한 귀신과 도깨비들이 비린 내 나는 피를 먹고자 하기 때문에 제가 미리 집안의 토지신들로 하여금 산모와 아기를 보호하여서 편안하게 하나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안락함을 얻었으면 마땅히 착한 일을 하여서 여러 토지신들에게 보답하여야 하거늘 도리어 산 목숨을 죽여서 잔치를 베풀곤 하니, 이는 스스로 재앙을 불러 산모와 아기에게 함께 해를 입히는 것이 되나이다.

그리고 또 염부제 사람들이 목숨을 마치게 되면 저는 그 사람의 선악을 묻지 않고 그들을 모두 악도에 떨어지지 않게 하는데, 더구나 스스로 선근을 닦는다면 저의 힘을 더하여 주는 것이 되오니 어찌 다행이 아니겠나이까? 그러나 이 염부제에세 선을 행한 사람들도 임종할 때에는 역시 백천이나 되는 악도에 빠진 귀신들이 부모나 모든 가족의 형상으로 변하여 나타나 죽은 이를 이끌어 악도에 빠지게 하거늘, 하물며 본래부터 악을 지은 자들은 말해 무엇 하겠나이까?

세존이시여, 이와 같이 염부제의 남자와 여자들은 임종할 때에는 정신이 아득해져 선악을 분간하지 못하고, 눈과 귀로는 아무 것도 보고들을 수 없나이다. 이때 그의 가족들이 큰 공양을 베풀고 귀중한 경전을 읽으며 부처님과 보살님의 명호를 생각하고 부르면 이러한 좋은 인연으로 죽은 이가 모든 악도에서 벗어나게 되고, 마군과 귀신들도 모두 흩어져 사라지게 되나이다.

세존이시여, 어떠한 중생이든지 임종할 때에 만약 한 부처님이나 한 보살님의 명호라도 듣거나 혹은 대승경전의 한 구절, 한 게송이라도 듣는다면 제가 이러한 사람들을 살펴 오무간지옥에 떨어질 살생의 죄만 아니라면 조그만 악업으로 인하여 악도에 떨어질 자들은 모두 해탈을 얻게 하겠나이다."

부처님께서 주명귀왕에게 말씀하셨다.

"그대가 대자비로 큰 서원을 세워, 나고 죽는 가운데서 모든 중생들을 보호하는구나. 미래세에도 남녀 중생들이 나고 죽을 때 그대가 이 원력에서 결코 물러서지 말고 모두 해탈하게 하여 안락함을 얻게 하라."

주명귀왕이 다시 부처님께 사뢰었다.

"바라옵건대 세존이시여, 염려하지 마옵소서. 제가 이 몸이 다할 때까지 생각생각마다 염부제의 중생들을 보호하여 날 때나 죽을 때나 모두 안락함을 얻게 하고, 모든 중생들이 나고 죽을 때에 저의 말을 믿고 받아들여 모두 해탈하여 큰 이익을 얻게 되기를 바라겠나이다."

그때 부처님께서 지장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이 수명을 맡은 주명귀왕은 이미 과거 백천 생 동안을 지나오면서 대귀왕이 되어서 나고 죽는 가운데서 중생을 보호하고 있나니, 이는 보살이 자비원력으로 대귀왕의 몸을 나타낸 것이지 실재로는 귀신이 아니니라. 앞으로 일백칠십겁을 지나서 주명대귀왕은 마땅히 성불할 것이니 명호는 '무상여래(無相如來)'이고, 겁의 이름은 안락(安樂)이며, 세계의 이름은 정주(淨住)이고, 그 부처님의 수명은 가히 헤아릴 수 없는 겁이 되리라.

지장보살이여. 이 대귀왕의 일은 이와 같이 불가사의하여서 그가 제도하는 사람과 하늘사람들의 수는 헤아릴 수 없이 많으니라."


제9품 부처님 명호를 부르면


그때, 지장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가 지금 미래 중생을 위해서 이익될 일을 연설하여 생사고해중에서 큰 이익을 얻도록 할까 하오니, 세존께서는 허락하여 주옵소서."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그대가 이제 자비심을 일으켜 육도의 모든 고통받는 중생을 건져내려고 불가사의한 일을 말하고저 하는구나. 지금이 바로 그때로다. 마땅히 어서 설할지니라. 나는 곧 열반하리니, 그대의 그 원을 빨리 마치게 하면, 나도 또한 현재와 미래의 일체 중생에게 근심이 없게 되리라."

지장보살이 말씀드렸다. "세존이여! 과거 한량없는 아승지 겁에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셨으니 호를 무변신(無邊身)여래라 하였사옵니다. 만약 어떤 남자나 여인이 이 부처님 명호를 듣고 잠깐이라도 공경심을 낸다면 바로 사십 겁의 생사중죄(生死重罪)를 벗어나게 되옵거든, 하물며 그 부처님의 형상을 그리거나 만들어 공양하고 찬탄함이리까. 그 사람은 한량없고 가없는 복을 얻으리라. 또 과거 항하사 겁에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셨으니 호를 보승(寶勝)여래라 하였사옵니다.

만약 어떤 남자나 여인이 이 부처님 명호를 듣고 손가락 한번 튕기는 사이라도 귀의하는 마음을 낸다면, 이 사람은 무상도(無上道)에서 길이 퇴전치 않으리다. 또 옛적에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셨으니 호를 파두마승(波頭摩勝)여래라 하였사옵니다. 만약 어떤 남자나 여인이 이 부처님 명호를 들어서 귀를 거치게 되면, 이 사람은 마땅히 육욕천(六欲天)에 천 번을 태어날 것인데, 하물며 지극한 마음으로 염불함이리까. 또 과거 말로 할래야 할 수도 없는 아승지 겁에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셨으니 호를 사자후(獅子吼)여래라 하였사옵니다. 만약 어떤 남자나 여인이 이 부처님 명호를 듣고 일념으로 귀의하면, 이 사람은 한량없는 여러 부처님을 만나서 마정수기(摩頂授記)를 받으리라.

또 옛적에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셨으니 호를 구류손(拘留孫)불이라 하였사옵니다. 만약 어떤 남자나 여인이 이 부처님 명호를 듣고 지극한 마음으로 우러럴 예배하고, 더구나 또 찬탄한다면, 이 사람은 현겁(賢劫)의 천불 회상에서 대범천의 하느님이 되어 으뜸가는 수기를 받으리라. 또 옛적에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였으니 호를 비바시(毗婆尸)불이라 하였사옵니다. 만약 어떤 남자나 여인이 이 부처님 명호를 들으면 길이 악도에 떨어지지 않고 항상 인간이나 천상에 태어나 아주 묘한 낙을 받으리다.

또 과거 무량 무수한 겁에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였으니 호를 보상(寶相)여래라 하였사옵니다. 만약 어떤 남자나 여인이 이 부처님 명호를 듣고 공경심을 낸다면 이 사람은 오래지 않아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얻으리라. 또 과거 무량 무수 겁에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셨으니 호를 가사당(袈沙幢)여래라 하였사옵니다. 만약 어떤 남자나 여인이 이 부처님 명호를 들으면 곧 일백 대겁 동안 나고 죽고 한 죄를 벗어나게 되옵니다.

또 옛적에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였으니 호를 대통산왕(大通山王)여래라 하였사옵니다. 만약 어떤 남자나 여인이 이 부처님 명호를 들으면, 이 사람은 항하 모래수와 같은 많은 부처님을 만나서 널리 설법하심을 듣고 반드시 보리를 이루리다.

또 옛적에 정월불(淨月佛). 산왕불(山王佛). 지승불(智勝佛). 정명왕불(淨明王佛). 지성취불(智成就佛). 무상불(無上佛). 묘성불(妙聲佛). 만월불(滿月佛) .월면불(月面佛) 같은 말할 수도 없는 여러 부처님이 계셨나이다. 세존이여, 현재나 미래의 일체 중생이, 만약 하늘이거나 인간이거나 남자거나 여자거나, 단 한 부처님 명호만 염하여도 그 공덕이 한량없거늘, 하물며 많은 부처님 명호를 염하는 것이리까. 이 중생들은 날 때나 죽을 때나 스스로 큰 이익을 얻어 끝내 악도에 빠지지 않으리다.

만약 임종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집안 권속이 한 사람이라도 이 병자를 위하여 높은 소리로 한 부처님 명호만 염하여도, 명을 마치는 이 사람은 오무간대죄(五無間大罪)가 없어지고 나머지 업보 따위도 다 소멸되옵니다.이 오무간대죄가 너무나 무거워서 비록 억겁을 지내어도 도저히 헤어날 수 없는 것이지만, 임종할 때에 딴 사람이 그를 위해 부처님 명호를 불러 주어도 저런 중죄가 또한 점차로 소멸되거늘, 하물며 그 중생 스스로가 염불을 함이리까. 한량없는 복을 얻고 한량없는 죄가 소멸되나이다."


제10품 보시한 공덕을 비교하다.

그때, 지장보살마하살이 부처님의 위신력을 받들고 자리에서 일어나 무릎 꿇어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여! 제가 업도(業道) 중생의 보시 공덕을 비교하여 헤아려 보니 가볍고 무거움이 있어서 한생만 복을 받는 이도 있고, 열생을 받는 이도 있고, 백생 천생토록 큰 복을 받는 이도 있사오니, 이것은 어쩐 일이옵니까? 세존이여, 저를 위해 말씀하여 주옵소서.

이때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내가 이제 일체 대중이 모인 도리천궁 법회에서 염부제의 보시 공덕의 경중을 비교하여 말하리니, 그대는 자세히 들으라. 내가 그대를 위해 말하리라. 지장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것이 의심되오니, 즐거이 듣고저 하옵니다.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남염부제에 있는 모든 국왕이나 재상. 대신, 대장자. 대찰리. 대바라문들이 가장 빈궁한자나 꼽추. 벙어리. 귀머거리. 장님 같은 갖은 불구자를 만나서 이 대국왕등이 보시하고자 할 때, 만약 능히 큰 자비심으로 하심하여 웃음을 머금고 손수 두루 보시하거나 혹은 사람을 시켜 베풀며 부드러운 말로 위로한다면, 이 국왕 등이 얻게 되는 복리는 백항하사(白恒河沙)부처님께 보시한 공덕과 같느니라. 왜냐하면 저런 높고 귀한 자리에 있는 이들이 가장 비천한 무리와 불구자들에게 큰 자비심을 낸 까닭이니라. 따라서 그만한 복이 생겨 백천생(百千生) 언제나 칠보가 그득할 것인데, 하물며 의복과 음식 같은 일용품이랴.

지장보살이여! 또, 만약 미래세에 모든 국왕이나 바라문들이 부처님의 탑사(塔寺)나 혹은 부처님 형상이나 보살. 성문. 벽지불의 형상을 만나, 몸소 힘을 써서 마련하여 공양하고 보시한다면 이 국왕 등은 마땅히 삼 겁 동안 제석천(宰釋天)하느님이 되어 아주 묘한 낙을 받으리라. 만약 능히 이 보시한 복리를 법계에 돌리면, 이 대국왕 등은 십 겁 동안에 항상 대범천(大梵天)의 하느님이 되리라.지장보살이여! 또, 미래세에 모든 국왕이나 바라문들이 옛 부처님의 탑묘(塔廟)나 경전. 불상이 허물어지고 파손된 것을 보았을 때, 능히 마음을 내어서 보수하되, 이 국왕 등이 스스로 힘써 마련커나 혹은 딴 사람들에게 권하여서 보시 인연을 많이 맺어 준다면, 이 국왕 등은 백천생에 항상 전륜왕의 몸이 될 것이요, 함께 보시한 딴 사람들은 백천생에 항상 작은 국왕의 몸이 되리라. 더구나 탑묘앞에 회향(回向)할 마음을 낸다면, 이 같은 국왕과 저 모든 사람들이 다 불도를 이루리니, 이 과보는 한량없고 가 없느니라.

지장보살이여! 또, 미래세에 모든 국왕이나 바라문들이 늙고 병든 자와 해산하는 부녀들을 보고서, 만약 한 생각 동안이라도 큰 자비심을 내어서 의약. 음식. 와구(臥具)를 보시하여 편안케 하여 준다면, 이러한 복리는 아주 부사의하여서 일백 대겁동안을 항상 정거천(淨居天)의 하느님이 될 것이요, 이백 대겁 동안은 항상 육욕천의 하느님이 되리라. 그래서 영원히 악도에 떨어지지 않고 백천생에 괴로운 소리가 귀에 들리지도 않을 것이며, 필경엔 성불하리라.

지장보살이여! 또, 만약 미래세에 모든 국왕이나 바라문들이 능히 이 같은 보시를 한다면 한량없는 복을 얻고, 더구나 능히 법계에 회향한다면 많고 적고를 물을 것 없이 필경엔 부처를 이루거늘, 하물며 제석. 범천의 하느님이나 전륜왕의 과보이랴. 이러므로 지장보살이여, 중생들에게 널리 권하여 마땅히 이렇게 배우도록 하라.

지장보살이여! 또, 미래세에 만약 선남자 선녀인이 불법 중에서 털ㅋ만큼의 작은 선근을 심어도 받게되는 복리는 뭣으로 비유할 수도 없느니라. 지장보살이여! 또, 미래세에 만약 어떤 선남자 선여인이 부처님 형상이나 보살. 벽지불. 전륜왕의 형상을 만나서 보시 공양한다면, 항상 인간이나 천상에서 아주 묘한 낙을 받을 것이며, 만약 능히 법계에 돌리면 이 사람의 복리는 비유도 할 수 없느니라.

지장보살이여! 또, 미래세에 만약 어떤 선남자 선녀인이 대승경전을 만나 혹 한 게송. 한 귀절을 듣고 소중한 마음을 내어 찬탄 공경하고 보시 공양한다면, 이 사람은 한량없고 가 없는 큰 과보를 얻고, 만약 능히 법계에 돌리면 복은 무엇으로도 비유할 수 없느니라.

지장보살이여! 또, 만약 미래세에 어떤 선남자 선여인이 부처님의 탑사나 대승경전을 만나 새 것은 보시 공양하며 우러러 예배하고 찬탄 공경하며, 혹은 오래되어 헐고 무너진 것을 만나거든 보수하여 고치되, 혹은 혼자서 마음을 내어 하거나 혹은 남에게 권하여 함께 하거나 한다면, 이런 무리들은 삼십생 동안을 항상 작은 국왕이 되고 단월(檀越)이 된 사람은 항상 전륜왕이 되어 착한 법으로써 작은 국왕들을 교화하리라.

지장보살이여! 또, 미래세에 만약 어떤 선남자 선녀인이 불법중에서 혹은 보시 공양하고 혹은 탑과 절을 보수하고 혹은 경전을 잘 꾸며서 선근을 심되, 비록 한터럭. 한티끌. 한모래. 한물방울만 한 착한 일이라도 다만 능히 법계에 돌리면, 이 사람은 그 공덕으로 백천생에 으뜸가는 묘한 낙을 받으리라. 다만 자기집 권속이나 자신의 이익으로만 돌린다면, 이런 과보는 삼생의 낙이 될 뿐이니라. 하나로써 만 가지 복을 얻게 되나니, 지장보살이여, 보시의 인연이 이러하니라.


제 11 품 지신(地神)이 법을 옹호하다.

그때, 견뢰지신(堅牢地神)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여! 제가 옛부터 오면서 한량없는 보살마하살을 우러러 정례하였사온데, 모두가 불가사의한 큰 신통력과 지혜로서 널리 중생을 제도하시지만, 이 지장보살마하살은 저 모든 보살들보다도 서원이 더 깊고 무겁나이다.

세존이여! 이 지장보살은 염부제에 큰 인연이 있나이다. 저 문수. 보현. 관음. 미륵보살도 역시 백천가지 몸으로서 육도 중생을 제도하시지만 그 원은 오히려 끝이 있사오니, 이 지장보살은 육도의 일체 중생을 교화하시며 서원을 발한 겁 수가 천백억 항하사와 같나이다. 세존이여! 제가 살펴보니 미래나 현재의 중생들이 사는 곳에서 남쪽 정결한 땅에 흙. 돌. 대. 나무등으로써 집을 지어, 그 속에 지장보살의 형상을 탱화나 금. 은. 동. 철로 조성하여 모시고 향을 사루어 공양하며 우러러 예배하고 찬탄하면, 이 사람은 사는 곳에서 곧 열 가지 이익을 얻게 되옵니다.

열 가지라 함은, 첫째는 토지에 풍년들고, 둘째는 집안이 언제나 편안하며, 셋째는 먼저 죽은 권속들이 천상에 태어나고, 넷째는 살아있는 가족들은 수명이 더하며, 다섯째는 구하는 것이 뜻대로 되고, 여섯째는 화재나 수재가 없으며, 일곱째는 헛되이 소모되는 것이 없고, 여덟째는 사나운 꿈이 끊어지며, 아홉째는 출입할 때 신장이 보호하고, 열째로는 거룩한 인연을 많이 만나는 것이옵니다. 세존이여! 미래세나 현세의 중생이 만약 머물러 사는 곳에서 능히 저러한 공양을 지으면 이와 같은 이익을 얻게 되옵니다.

견뢰지신이 부처님께 또 아뢰었다. 세존이여! 미래세에 만약 어떤 선남자 선녀인이 살고 있는 곳에서 이 경전과 보살의 형상을 모시고, 이 사람이 능히 경전을 읽으며 보살에게 공양하면, 제가 언제나 밤낮으로 저의 본신력으로써 이 사람을 호위하여 물. 불. 도적과 크고 작은 횡액이나 온갖 나쁜 일은 다없게 하오리다.

부처님이 견뢰지신에게 말하기를 견뢰여! 그대의 큰 신력에는 모든 신들이 따르기 어렵도다. 왜냐하면 염부제의 토지가 모두 그대의 보호를 받으며 풀. 나무. 모래. 돌. 곡식. 보배. 등 땅으로 해서 있는 것은 모조리 그대의 힘을 입기 때문이고, 또 그대가 지장보살의 이익에 대하여 찬탄하고 있으니, 그대의 공덕과 신통은 보통 지신들보다 백 천 배가 되느니라.

만약 미래세에 어떤 선남자 선여인이 지장보살을 공양하며 이 경전을 독송하되, 이 본원경에 의지하여 다만 한 가지 일이라도 실천한다면, 그대가 본신력으로써 그를 옹호하여 온갖 재해와 여의찮은 일이 귀에 들리지도 않게 할 것인데, 하물며 받게 하랴. 단지 그대만이 이 사람을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 또한 제석. 범천의 하느님 권속이며 온갖 하늘의 권속들도 이 사람을 옹호하느니라. 어찌하여 이러한 성현들의 옹호를 받게 되는고? 이는 다 지장보살의 형상에 우러러 예배하고 이 지장본원경을 독송한 까닭이며, 필경에는 자연히 고해를 벗어나 열반락(涅槃樂)을 얻게 되므로 큰 옹호를 얻는 것이니라.


제 12품 보고 들어 얻는 이익


그때, 세존께서 정수리 위로부터 백천만억의 큰 호상광(毫相光)을 쏟아 놓으셨다. 이른바, 백(白)호상광, 대백호상광, 서(瑞)호상광, 대서호상광, 옥(玉)호상광, 대옥호상광, 자(紫)호상광, 대자호상광, 청(靑)호상광, 대청호상광, 벽(碧)호상광, 대벽호상광, 홍(紅)호상광, 대홍호상광, 록(綠)호상광, 대록호상광, 금(金)호상광, 대금호상광, 경운(慶雲)호상광, 대경운호상광, 천륜호광(千輪毫光), 대천륜호광, 보륜(寶輪)호광, 대보륜호광, 일륜(日輪)호광, 대일륜호광, 월륜(月輪)호광, 대월륜호광, 궁전(宮殿)호광, 대궁전호광, 해운(海運)호광, 대해운호광 이었다.

정수리 위에서 이런 호상광을 놓으시고는 미묘한 음성으로 천. 룡. 팔부. 인. 비인. 등 모든 대중에게 이르렀다. "듣거라, 내가 오늘 도리천궁에서 지장보살이 인간과 천상에 이익을 주는 부사의한 일과 성현의 지위에 뛰어오르게 하는 일과 십지를 증득한 일과 필경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 서지 않게 하는 일들을 더 높이 찬탄하리라."

이 말씀을 하셨을 때, 회중에 있던 관세음보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무릎 꿇어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여! 이 지장보살마하살은 큰 자비를 갖추시고 죄고중생을 가엾이 여기시어 천만억 세계에서 천만억 몸으로 화현하시며, 지니신 공덕과 부사의한 위신력을 저는 이미 들었나이다. 세존께서 시방의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과 더불어 이구동성으로 지장보살을 찬탄하시옵는데, 어찌하여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부처님이 그 공덕을 말씀하셔도 오히려 못다하옵니까? 또, 앞서도 세존께서 널리 대중에게 이르시며 지장보살의 이익에 대한 일을 찬양하고저 하심을 뵈었나이다. 세존이여! 현재와 미래의 일체중생을 위하사 지장보살의 부사의한 일을 말씀하셔서 천. 룡. 팔부들로 하여금 우러러 예배하고 복을 얻게 하여 주옵소서."

부처님이 관세음보살에게 이르렀다. "그대는 사바세계에 큰 인연이 있노니, 만약에 하늘이거나 용이거나 남자거나 여자거나 신(神)이거나 귀(鬼)거나 육도의 어떤 죄고중생이라도, 그대는 명호를 듣거나 그대의 형상을 보거나 그대를 흠모하겨나, 그대를 찬탄한다면, 이 중생들은 모두가 위없는 도에서 물러가지 않고 항상 인간이나 천상에 태어나서 묘한 낙은 다 받을 것이며, 장차 인과가 익어지면 부처님의 수기를 받으리라. 그대가 이제 큰 자비로써 중생을 불쌍히 여겨, 내가 지장보살의 부사의한 이익에 대하여 밝혀 말하는 것을 듣고자 하는구나. 그대는 잘 들으라. 내가 이제 말하리라."

관세음보살이 말씀드렸다.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여, 즐거이 듣고저 하옵니다."부처님이 말씀하셨다. "미래나 현재의 모든 세계중에 어떤 하늘 사람이 누리던 천복(天福)이 다하여 오쇠상(五衰相)이 나타나고 혹은 악도에 떨어지게 되었더라도, 이러한 하늘사람이 남자든 여자든 그런 모양이 나타날 때, 혹은 지장보살의 형상을 보고 혹은 지장보살의 명호를 듣고서 한번 우러러 한 번만 절하더라도, 이들은 다시 천복이 더하여져 쾌락을 크게 받고 영영 삼악도의 보를 격지 않으리라. 더구나, 이 보살을 보고 듣고는 향. 꽃. 의복. 음식. 보배. 영락. 등으로 보시 공양함에서랴. 얻게 되는 공덕과 복리는 한량없고 가없으리라.

관세음보살이여! 또, 만약 미래나 현재의 모든 세계에서 육도 중생이 명을 마치려 할 때, 지장보살의 명호를 들려주어 그 한 소리만 귀에 들어가게 하여도, 이 중생들은 영원히 삼악도의 고통을 겪지 않으리라. 하물며 임종할 때 부모나 권속이 죽는 사람의 사택. 재물. 보배. 의복 등을 바쳐서 지장보살의 형상을 만들고 그리며, 혹은 앓는 사람이 죽기전에, 길을 아는 권속이 그를 위해 그의 재산으로 지장보살의 형상을 만들고 그리는 것을 알려서 병자가 눈으로 보고 듣게 함에서랴. 이 사람은 지은 업보로 중병을 앓는 것이 마땅하더라도 그 공덕을 입어서 곧 낫게 되고 수명도 더하리라. 이 사람이 만약 업보로 명이 다 하여, 지어 놓은 모든 죄장(罪障)과 업장(業障)으로 악도에 떨어지는 것이 마땅하더라도 그 공덕을 입어서 죽은 뒤에 바로 인간이나 천상에 태어나 아주 묘한 낙을 받고 모든 죄장도 다 소멸되리라.

관세음보살이여! 또, 만약 미래세에 어떤 남자나 여인이 혹은 젖먹이때나 혹은 세살 다섯살 열살 아래에 부모나 형제자매를 잃고서, 그 사람이 장성한 뒤에 부모나 권속들을 생각하고 그리워함에 어느 곳에 떨어졌는지, 어느 세계에 태어났는지, 어느 천상에 났는지 모르거든, 이 사람이 만약 능히 지장보살의 형상을 만들거나 그려모시고, 그 명호를 부르며 한번 우러러 한번 절하면서 칠일이 되도록 첫 마음이 물러가지 않고 예배하고 공양한다면, 이 사람이 권속이 설사 악업 때문에 악도에 떨어져 여러 겁을 지나게 될 자라도, 남녀 형제자매가 지장보살의 형상을 만들거나 그려서 우러러 예배한 공덕을 입어 곧 해탈하고, 인간이나 천상에 태어나 아주 묘한 낙을 받게 되리라. 죽은 사람이 복력이 있어서 이미 인간이나 천상에 태어나 낙을 받고 있다면 그 공덕으로 성스러운 인연이 더하여서 무량한 낙을 누리게 되리라. 이 사람이 또 능히 삼칠일동안, 일심으으로 지장보살의 형상에 첨례하며 그 명호를 염하여 만번을 채우면, 보살이 가없는 몸을 나타내어 그 권속이 태어난 세계를 다 알려주며, 혹은 꿈 속에서 보살이 큰 신력을 나투어 친히 이 사람을 거느리고 여러 세계에 나아가서 권속들을 보여주느니라. 또 능히 날마다 보살의 명호를 천 번씩 염하여 천 일에 이르면, 보살이 그가 사는 곳의 토지신을 시켜 종신토록 돌보게 하여, 현세에 의식이 철철 넘치고 괴로운 질병들을 없게하며 어떤 횡액도 그 집 문안에 들지 못하게 하거든, 하물며 그 사람의 몸에 미치게 하랴. 이 사람은 필경에 보살의 마정수기를 받으리라.

관세음보살이여! 또, 만약 미래세에 어떤 선남자 선녀인이 광대한 자비심을 내어 일체 중생을 제도하고저 하거나 위없는 보리를 닦고저 하거나 삼계(三界)에서 뛰어나고자 한다면, 이 모든 사람들이 지장보살의 형상을 보거나 명호를 듣고 지극한 마음으로 귀의하며, 혹은 향. 꽃. 의복. 보물. 음식으로 공양하고 첨례하면 이 선남녀들은 소원이 속히 이루어지고 영원히 장애가 없게 도리라.

관세음보살이여! 또, 만약 미래세에 어떤 선남자 선녀인이 현재와 미래에 백천만억의 여러 소원과 백천 만억의 여러 일들을 이루고자 하거든, 다만 지장보살에게 귀의하여 그 형상에 우러러 공양하고 찬탄하면, 그 모든 소원과 그하는 바가 다 성취되리라. 또 지장보살이 큰 자비로써 영원히 나를 지켜주기 원한다면, 이 사람은 잠 자는 꿈속에서 보살의 마정수기를 받으리라.

관세음보살이여! 또 만약 미래세에 선남자 선녀인이 대승경전을 깊이 존중하여 부사의한 마음을 내어서 독송하고자 하는데, 비록 밝은 스승을 만나 가르침을 받아 익혀도, 외웠다가는 금방 잊어서 긴 세월이 흘러도 능히 독송하지 못하는 것은, 이 선남녀가 묵은 업장이 없어지지 않는 때문에 대승경전을 독송하는 성품이 없는 것이니, 이러한 사람은 지장보살의 명호를 듣고 형상을 보고서 본심을 다하여 공경하게 그 사실을 아뢰고, 또 향. 꽃. 의복. 온갖 장엄구로써 보살을 공양하고, 깨끗한 몰 한 잔을 하룻낮 하룻밤 동안 보살 앞에 올렸다가 합장하고 마시되, 머리를 돌려 남쪽으로 향하고 입을 댈 적에는 지극히 정중한 마음으로 해야 되느니라. 물을 마시고는 오신채(五辛菜). 술. 고기. 사음(邪淫). 망어(妄語). 살생을 칠 일 혹은 삼칠일 동안 삼가하면, 이 선남자 선녀인은 꿈에 지장보살이 가없는 몸을 나타내어 이 사람 처소에서 관정수(灌頂水) 주는 것을 다 보게 되리라. 그 사람이 꿈을 깨면 바로 총명을 얻어서 경전을 한번 들으면 길이 기억하여 다시는 한 글귀. 한 게송도 잊지 않으리라.

관세음보살이여! 또, 만약 미래세에 어떤 사람들이 의식이 부족하여서 구하여도 원대로 안되며,혹은 질병이 많고 혹은 흉하고 쇠퇴한 것이 많아서 집안이 불안하고 권속이 흩어지며, 혹은 빗나가는 일들이 많이 닥쳐서 몸을 괴롭히고, 꿈에도 놀래는 일이 많거든, 이러한 사람들이 지장보살의 명호를 듣거나 그 형상을 보고 지극한 마음으로 공경하며 만 번을 염하게 되면, 이 모든 여의찮은 일이 점점 없어지고 안락하게 되며 의식도 풍족하여지고 꿈에도 모두가 편안하리라.

관세음보살이여! 또, 만약 미래세에 어떤 선남자 선녀인이 혹은 생활에 필요해서나, 혹은 공적 사적 일 때문에, 혹은 나고 죽는 일 때문에, 혹은 급한 일로 깊은 산림에 들어가거나, 강이나 바다 같은 큰 물을 건너거나, 혹은 험한 길을 지나게 될 적에, 이 사람이 먼저 지장보살의 명호를 만 번 염한다면 그가 지나는 곳의 토지신이 호위하여서 행주좌와에 언제나 편안할 것이며, 호랑이. 사자 같은 온갖 독물을 만나도 능히 해치지 못하리라.

부처님이 관세음보살에게 또 이르셨다. 이 지장보살은 염부제에 큰 인연이 있노니, 만약 모든 중생들이 보고 들어서 얻는 이익에 대하여 말하자면 백천 겁에도 능히 다하지 못하리라. 이러하므로 관세음보살이여, 그대는 신력으로써 이 경을 유포하여 사바 세계의 중생으로 하여금 백천만 겁토록 길이 안락을 누리게 하라.

이때에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내가 지장위신력을 보아하니 항사 겁을 설파해도 어려우니
한 생각 짬 보고 들어 첨례해도 인간 천상 이익됨이 한량없네
만약에 남자나 여자나 용. 신이 보가 다해 악도에 뚝 떨어질 때
지심으로 지장존상 귀의하면 수명은 점점 늘고 죄장 멸하리.

어렸을때 부모형제 여의고서 그 혼신 태어난 곳 알지 못하고
형과 아우 누이동생 모든 친족 태어난후 아무도 영판 모를 때
지장형상 만들거나 그림 그려 슬픈 생각 첨례하며 끊지 않고
삼칠일에 그 명호를 염한다면 지장보살 가없는 몸 나타내어
그 권속들 태어난 곳 보여주고 악도 중에 떨어져도 건져주리

만약 능히 첫 마음 퇴전치 않으면 거룩한 마정수기 곧 받게되리.

위없는 보리도를 닦고저 하고 삼계의 괴로움을 벗고저 하면
이 사람은 대비심을 내었노니 먼저 지장형상에 첨례한다면
일체 소원 하루 빨리 성취되고 가로막는 업장은 아주 없으리.

발심한 어떤 사람 경전 염하며 미한 무리 저 언덕에 건내려고
부사의한 그 원력 비록 세워도 읽고는 금방 잊어 버리는 것은
이 사람은 업장과 미혹 때문에 대승경전 능하게 기억 못하니
향과 꽃으로 의복과 음식으로 여러 완구로써 지장 공양하고
깨끗한 물 존상 앞에 올려놓고 하루가 지난 뒤에 마시려 할 제
은중한 마음으로 오신채 끊고 술과 고기 사음 망어 삼가하며
살생하지 않고 삼칠일 지나며 지심으로 대사 명호 생각하면
꿈속에서 보살의 무변신 보고 깨고나면 눈과 귀가 문득 밝아
이 경전 가르침 귓전에 지내도 천만생을 다시는 잊지 않으리

부사의한 지장대사 위신력이 그 사람 능히 이 지혜 얻게하네

어떤 중생 빈궁하며 병이 많고 집안 기울어져 권속 흩어지며
잠자는 꿈 속에도 편치 못하고 구하는 것 어그러져 못 이룰때
지심으로 지장형상 첨례하면 일체악사 모두모두 소멸되고
꿈 속까지 여지없이 편안하며 의식 넉넉하고 귀신 외호하리.

산림에 들어가고 바다 건널 제 악독한 짐승들과 악한 사람이
악한 신과 악귀들과 악풍들이 여러가지 재난으로 괴롭힐 때
안온하신 지장보살 형상 앞에 지심으로 공양하고 첨례하면
이와 같은 산림이나 바다 속의 여러가지 악한 것이 싹 가시리.

관음아 지심으로 내 말 들으소 지장보살 무량한 불가사의는
백천만겁 말하여도 못다하니 대사의 이 위력 널리 선전하소.

지장명호 사람들이 만약 듣고 형상을 보고 우러러 예배커나
향 꽃 의복 음식으로 봉양하면 백천생에 묘한 낙을 받으리라.

만약 능히 이걸 법계에 돌리면 끝내는 부처되어 생사 벗으리.
이 까닭에 관음아 꼭 잘 알아서 항시 여러 국토에 두루 알리소.


제 13품 사람과 하늘을 부촉하다.


그때, 세존께서 금빛 팔을 드시어 지장보살마하살의 이마를 어루만지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지장, 지장이여!

그대의 신력은 불가사의하도다. 그대의 자비도 불가사의하도다.

그대의 지혜도 불가사의하도다. 그대의 변재도 불가사의하도다.

시방의 모든 부처님으로 하여금 그대의 불가사의함을 찬탄하게 하여도 천만 겁 동안에 못다하리라.

지장, 지장이여!

내가 오늘 이 도리천궁에서, 백천만억의 말로 할래야 할 수도 없는 모든 불. 보살과 천. 룡. 팔부의 크나큰 법회 가운데서 다시 부촉하노니, 그대는 삼계의 화택 속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모든 중생들이 하루라도 악도에 빠지지 말도록 하라. 더구나 오무간이나 아비지옥에 떨어져 천만억 겁이 지나도 벗어날 기약이 없게 하리요. 지장보살이여! 이 남염부제 중생들은 뜻과 성품이 정(定)한 바가 없어서 악을 익히는 자가 많고 비록 선심을 내어도 잠깐사이에 곧 물러서며, 만약 악한 인연을 만나면 생각생각에 악이 더 늘게 되느니라. 이러므로, 내가 이 몸을 백천억으로 분신을 내어 교화하고 제도하되 그 근성을 따라서 해탈시키는 것이니라.

지장보살이여! 내가 이제 은근히 하늘과 인간의 무리들을 그대께 부촉하노니, 미래세에 만약 하늘과 인간의 어떤 선남자 선녀인이 불법 중에 한터럭. 한티끌. 한물방울만한 작은 선근을 심더라도 그대는 도력으로써 이 사람을 옹호하여 점점 위없이 닦아 헛되이 물러가지 말도록 하라.

지장보살이여! 또, 미래세에 만약 하늘사람이나 세간사람이 업보를 따라 악도에 따라 악도에 빠지게 된다면, 악도에 떨어질 적에나 혹은 지옥문 머리에 이르러서도 이 중생들이 만약 능히 한 부처님 명호나 한 보살 명호나 대승경전의 한 귀절, 한게송만 염하더라도, 그대는 신력과 방편으로써 이들을 구제하되, 이 사람 처소에 가없는 몸을 나타내어 지옥을 부수고 천상에 나게하여, 묘한 낙을 누리게 하라.

이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현재와 미래의 천인 무리를 은근히 그대께 부촉하노니

그 큰 신통력과 방편으로 악도에 빠지지 말게 할지니

이때 지장보살마하살이 무릎 꿇어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여! 바라오니, 염려하지 마옵소서. 만약 어떤 선남자 선녀인이 불법 중에 한 생각만 공경하여도 제가 백천 방편으로 그를 제도하여 나고 죽음에서 빨리 벗어나게 하오리다. 하물며 착한 일들을 듣고 생각생각으로 닦아 가는 자이리까. 이 사람은 자연히 위없는 도에서 길이 물러서지 않으리라. 이 말을 할 때, 회 중에 있던 허공장(虛空藏)이라는 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여! 제가 이 도리천에 이르러서, 부처님이 지장보살의 위신력이 불가사의하다고 찬탄하심을 들었나이다. 미래세에 만약 어떤 선남자 선녀인과 모든 천. 룡들이 이 경전과 지장보살의 명호를 듣고, 혹 그 형상에 우러러 절을 한다면, 몇 가지 복리(福利)를 얻게 되옵니까! 세존이여, 미래와 현재의 모든 중생을 위하시어 간략히 말씀하여 주옵소서.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자세히 들으라. 내가 마땅히 그대를 위해 분별하여 말하리라. 만약 미래세에 어떤 선남자 선녀인이 지장보살의 형상을 보고, 또 이 경을 듣고 독송도 하며, 향. 꽃. 음식. 의복. 보물로써 보시 공양하여, 찬탄하고 첨례한다면 스물여덟 가지 이익을 얻게 되나니,첫째는 하늘과 용이 지켜 줌이요, 둘째는 좋은 과보가 날로 더함이요, 셋째는 성현의 높은 인을 모음이요, 넷째는 보리에서 물러서지 않음이요, 다섯째는 의식이 풍족함이요, 여섯째는 질병이 오지 못함이요, 일곱째는 수재 화재를 여임이요, 여덟째는 도적의 액이 없음이요, 아홉째는 사람이 보고서 흠모하고 공경함이요, 열째로는 귀신이 도와줌이요, 열한째로 여자는 남자의 몸으로 바꿀 수 있음이요, 열둘째는 여자라면 임금이나 대신의 딸이 됨이요, 열셋째는 모양이 단정함이요, 열넷째는 천상에 많이 태어남이요, 열다섯째는 혹은 제왕이 됨이요, 열여섯째는 숙명지를 통함이요, 열일곱째는 구하는 것은 다 뜻대로 됨이요, 열여덟째는 권속들이 화목함이요, 열아홉째는 모든 횡액이 소멸됨이요, 스물째는 업도가 영원히 없어짐이요, 스물한째는 가는 곳마다 통달함이요, 스물둘째는 밤에 꿈이 편안함이요, 스물셋째는 선망 권속이 괴로움을 벗어남이요, 스물넷째는 지어놓은 복을 타고 남이요, 스물다섯째는 모든 성현이 찬탄함이요, 스물여섯째는 총명하고 근기가 날카로움이요, 스물일곱째는 사랑하고 가엾이 여기는 마음이 넉넉함이요, 스물여덟째는 필경에 성불하는 것이니라.

허공장보살이여! 또 만약 현재와 미래의 천. 룡. 귀신이 지장보살의 명호를 듣거나, 그 형상에 예배하거나, 혹은 지장보살의 본원(本願)등의 일을 듣고 수행하며 찬탄하고 첨례한다면, 일곱가지 이익을 얻게 되나니,첫째는 속히 성현의 지위에 오름이요, 둘째는 악업이 소멸됨이요, 셋째는 모든 부처님이 곁에서 보호해 줌이요, 넷째는 보리에서 물러서지 않음이요, 다섯째는 본 원력이 더 커짐이요, 여섯째는 숙명을 다 통함이요, 일곱째는 필경에 성불하는 것이니라.

이때, 사방에서 오신, 말로 할래야 할 수도 없는 그 모든 부처님과 큰 보살과 천. 룡. 팔부들이 서가모니부처님께서 지장보살의 불가사의한 큰 위신력을 드높여 찬탄하시는 것을 듣고서, 일찌기 없던 일이라 하며 감탄하였다. 이때 도리천에는 한량없는 향. 꽃. 하늘옷. 구슬. 영락을 비오듯 내리어 서가모니부처님과 지장보살께 공양하였고, 법회에 모였던 모든 대중들은 다시금 우러러 절하고는 합장하고 물러갔다.


지장경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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